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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케냐 비상의 꿈, 한국 ‘IT원조’ 에 달렸다
서구권의 잘못된 진단 · 처방 탓
침체에서 못벗어나는 개도국들
유일한 구원수단은 한국식모델
케냐와의 ‘IT동반성장’에 기대감


최근 아프리카를 다녀왔다. 케냐는 동아프리카의 선진국이라 자부하고 있는 나라다. 주변국들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실험으로 경제가 파탄날 때 친서방 노선을 견지한 결과다. 그러나 이 나라가 처한 현실은 그닥 긍정적이진 않다.

최동규 케냐 주재 대사는 케냐의 국가 발전에 지대한 노력을 기울여온 인사다. 케냐 발전전략으로 서구 자문기관들이 제시하는 서비스 중심 전략은 내수산업으로 그 한계가 분명하다고 그는 보고 있다. 대신 경쟁력 있는 제조업 육성을 강조한다. 우선적으로 봉제와 가발과 같은 노동집약산업을 육성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쉽게 하고 해외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민주화를 추진할 때도 서비스업에 집중할 때도 아니고, 과거 한국이 했던 것과 같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앙집중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서구권의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인해 수많은 개도국들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한국식 모델인데, 케냐 고위층의 인식이 부족하다며 최 대사는 안타까워하고 있다.

동아프리카 국가들의 공통된 본질적 문제는 동기부여 방식이다. 네거티브 동기 부여인 배고픔은 심각하지 않고, 포지티브 동기 부여인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은 미약하다. 결국 그때그때 땜질과 편법이 횡행하는 형국이다. 국가 전체의 가치 창출이 아니라 자기 주변의 이익 도모를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국가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 적절한 동기부여 방식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중 한국의 강력한 IT산업이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케냐는 모바일기반 산업의 성공 사례가 있다. 바로 ‘M-Pesa’다. M-Pesa는 휴대폰 문자기반의 뱅킹 서비스다. M-Pesa가 이제는 일반 상품구매와 송금에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 나이로비 시내와 주변 동네를 가보면 한집 걸러 하나가 M-Pesa 대리점들이다. 길거리 꼬치장사까지도 M-Pesa로 결제를 받을 정도로 모바일 머니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M-Pesa의 성공사례를 확대한 게 ‘M-health’다.

이제는 ODA(공적원조)도 원조 제공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은 물량 공세는 중국에 족탈불급이고, 브랜드 파워는 서구에 뒤진다. 한국이 차별화할 ODA모델이 필요한데, 이는 바로 IT의료와 IT교육 등 소프트 인프라가 아닌가 한다. 필자와 만난 케냐의 보건부 차관은 전국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실시간 의료전달 시스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한국의 앞선 경험과 기술이면 세계 최고의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수 백만달러 정도의 초기비용은 한국의 ODA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한국은 연간 2조 규모의 ODA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에도 10% 정도를 할당하고 있다.

ODA 제공 이후 지속가능성은 코트라가 플랫폼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 구축 이후 발생할 다양한 새로운 사업들은 수많은 한국 IT기업들이 현지 기업들과 수행하면 된다. 이들에게 교육과 유지보수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현지 인적네트워크를 담당하는 역할은 코트라의 새로운 역할이 될 수 있다.

케냐의 손병일 코트라 관장, 김은섭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장은 이러한 IT기업 플랫폼 구축에 대해 이미 의기투합했다. 한국 본부 차원의 지원만 뒤따르면 케냐와의 ‘글로벌 IT 동방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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