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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세계수학자대회 한국인 최초 기조연설자 황준묵 교수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세계수학자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공인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쁘다기보다 한국 수학과 제 분야를 알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큽니다.

13일 개막된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황준묵(51) 고등과학원 교수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수학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한국인이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황 교수가 처음이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99년 기하학 분야에서 난제로 꼽히는 ‘라자스펠트 예상’을 처음 증명한 국제적 석학이다. 또 40여년간 누구도 풀지 못한 변형불변성의 증명을 완성해 2006년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분과 강연자로 초청받았다. 이어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서 기조강연자로 섰다는 것은 그가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에 가까이 갔음을 의미한다. 역대 필즈상 수상자들은 대부분 전 수학자대회서 기조강연을 했다.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황 교수는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소설가 한말숙씨의 아들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석학 반열에 올라섰지만 황 교수는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수학 전공을 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딱 한번 수학경시대회에 출전한 적 있지만 보기 좋게 떨어졌다. 그런 문제를 풀어내는 친구들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후 황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에 진학했고 고급 수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걸맞는 종목을 찾았다. 체육에 수영,탁구,스케이팅 등 수백가지 종목이 있는 것처럼 수학에서도 자신에게 걸맞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나는 아직도 수학경시대회 문제를 풀지 못한다”며 웃었다.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다시 한번 수학을 체육과 비교했다. 체육이 학창시절 신체적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과목이라면, 수학은 논리적 사고능력을 기르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신체능력에 비해 과도한 체육이 근육을 망가뜨리는 것처럼, 자기 수준보다 너무 어려운 수학을 주입식으로 교육하면 부작용이 날 수 있다”면서 최근 수학 조기교육과 주입식 교육을 경계했다. 


그는 또 “수학은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응용수학, 산업수학의 발달로 수학이 직접적으로 실물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황 교수는 “이미 해외에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이 직접 응용수학에 많은 투자를 한다. 우리 경제도 충분히 고도화된 만큼 응용수학을 경제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순수수학 양성도 수학 저변을 넓히고 우리나라 기초체력을 기르는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worm@heraldcorp.com


<세계수학자대회 데이터>



* 120여개국 5000여명= 역대 최대 규모인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참가 나라와 수학자 수

* 107년= 1897년 스위스에서 열린 첫 세계수학자 대회후 기간

* 1999년= 황준묵 교수가 기하학 난제 ‘라자스펠트 예상’ 첫 증명한 해

* 56명=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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