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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볼라 사망자 826명…지구촌 대재앙 공포 확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826명으로 늘면서 지구촌 전역에 ‘죽음의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에볼라의 진원지인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공항을 통해 에볼라가 들어올 것에 대비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4일 오전 에볼라 대책을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구촌, 서아프리카 여행 자제 등 방역대책 착수=서아프리카 지역에서 1300여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해 사망자가 826명에 달하는 등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자, 미국과 유럽 등 아프리카 이외의 대륙 국가들도 여행자제를 경고하는 등 확산 방지에 나섰다.

특히 미국은 라이베리아ㆍ시에라리온ㆍ기니 등 3개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경보는 심각한 상황일 때 내려지는 3등급으로, 2003년 사스(SARS) 확산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미국은 격리 시설이 잘 갖춰진 애틀랜타 소재 에머리대학병원의 전염병 치료센터에서 에볼라 감염 환자를 치료키로 했다.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감염돼 송환된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가 지난 2일부터 치료를 받고 있으며, 또 다른 미국인 에볼라 환자인 기독교 선교사 낸시 라이트볼이 며칠 내로 이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주(駐)기니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주부터 엄격한 방역격리를 선언하고 직원 전원에 대해 시내외출 금지, 현지인과 접촉 금지, 공공장소 출입 금지 등 지시를 내렸다.

유럽연합(EU)은 에볼라 감염자가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회원국에 대한 감염자추적 및 격리치료 등 방역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캐나다는 자국민에게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국가 여행 자제를 경고했으며, 한국도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 대해 특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에볼라 확산 사태가 심화하면서 미국 정부는 오는 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 아프리카 간 정상회담 참석자들에 대해서도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 정상회담은 미국이 아프리카 50여 개국 정상을 초청해 여는 첫 회의지만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자국의 에볼라 확산을 이유로 워싱턴 방문 일정을 취소했고 기니 대통령도 참석이 불투명하다.

항공편을 통해 에볼라가 다른 국가로 쉽게 퍼질 수 있다는 공포에 항공사들도 에볼라 발생 지역 운항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최대 항공사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리트항공은 에볼라 발병국중 하나인 기니 항공편 운항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앞서 나이지리아 최대 항공사인 아리크 에어와 토고의 ASKY 항공사도 에볼라 감염자가 발생한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항공편 운항을 모두 취소한 바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의해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 美ㆍ러 방역전문가 파견=미국과 러시아 등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문가를 서아프리카에 파견해 의료지원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안에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서아프리카 3개국에 파견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들 전문가는 현지에 활동 중인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긴급 대응센터를 설치하고 조기 진단 등 각종 의료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러시아도 에볼라 확산 차단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 바이러스 전문가 2명을 기니에 파견했다.

특히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다음 달 백신 실험판으로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어서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NIH가 초기 단계의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실험판을 9월 내놓고 효능 확인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NIH는 이 백신 실험판은 최근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올가을 임상시험에 쓸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승인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질병예방센터 "에볼라 감염 송환자 상태 호전 중"=서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활동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켄트 브랜틀리(33) 박사의 상태가 본국 송환 후 점차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틀리 박사의 치료를 전담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톰 프리든 소장은 3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브랜틀리 박사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속 호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리든 소장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워낙 치명적이어서 환자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며 상태가 급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정부가 브랜틀리 박사를 국내로 송환하자 전염 공포를 느낀 일부 국민이 비난을 퍼붓는 것을 두고 프리든 소장은 “미국 병원의 전염병 통제 시스템이나 장례절차는 에볼라가 창궐한 아프리카 나라 사정 보다 훨씬 낫기 때문에 에볼라가 널리 퍼질 가능성은 적다”고 안심시켰다.

최첨단 방역 장치를 갖춘 특수 민간 항공기편을 타고 전날 조지아주 매리에타의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브랜틀리 박사는 곧바로 CDC의 본부가 있는 애틀랜타 에모리대 병원으로 옮겨져 특별 격리 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브랜틀리 박사는 코와 귀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장기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에볼라 감염 2기 진단을 받아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또 다른 미국인인 낸시 라이트볼(60·여)도 라이베리아에서 수일 내 이 병원으로 후송될 예정이다.


▶지구촌 공동대응해야 에볼라 통제=아프리카는 물론 전 세계로 퍼지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공포를 잠재우고 추가 피해를 막으려면 국가 간, 전문가 간 협력만이유일한 방법이라고 미국 보건전문가가 지적했다.

미국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소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발병 현장의 의료진이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지난 40여년간 아프리카에서 20여건의 에볼라 발병이 있었고매번 통제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여러 면에서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달라진 요인으로 그는 먼저 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진전된 도시화와 크게 높아진 주민들의 이동성을 꼽았다.

종교 또는 관습 때문에 현대식 의료체계를 거부하거나 ‘의료진이 질병을 퍼뜨린다’는 등의 잘못된 지식을 맹신하는 일부 아프리카 국민의 태도가 오히려 전보다 심해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전염됐을 경우 ‘산 채로 어디론가 옮겨졌다가 시신이 돼서 돌아오는’일이나 ‘마을 전체의 삶이 뿌리째 흔들릴’ 경우를 우려해 발병 사실을 숨기는 일도 여전하다고 오스터홀름 소장은 말했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국경없는의사회(MSF) 같은 비정부기구와 세계보건기구(WHO)같은 국제기구, 그리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같은 각국 정부기관들이 에볼라퇴치를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의 개별적 활동에는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반드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또는 국제기구 단위에서도 주요 7개국(G7) 같은 국가들은 전문가와 기술적 측면에서 즉각 지원에 나서고 아프리카의 당사국들은 더 열린 자세로 공동 대응해야 하며 WHO 같은 국제기구가 중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오스터홀름 소장은 충고했다.

그는 만약 이번 에볼라 사태에 대한 대응이 이전보다 발전되지 못한다면 서부 아프리카 지역 전체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볼라 치사율 90%의 치명적 전염병…접촉으로만 전염=에볼라 바이러스는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고 감염자의 피와 땀, 침 등 체액을 통해서만 전염되기 때문에 충분히 예방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3일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른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리며 공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WHO도 에볼라 바이러스를 가장 치명적일 전염병의 하나로 꼽고 있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3국에서 올해 들어서만 1천300여 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에볼라가 처음 발병한 1976년 이래 감염자 수가 가장많고 발생 지역도 가장 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에볼라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동물의 피나 땀, 침과 같은 체액, 조직과 접촉을 통해서만 전염된다.

접촉 없이 공기로 전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에볼라 환자와 함께 비행기나 배를 타고 여행했다고 하더라고도 에볼라에 감염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에볼라 감염 초기 증상은 열, 두통, 근육통, 목감기 등으로 말라리아, 장티푸스, 콜레라 등 다른 질병의 증상과 비슷하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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