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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는’ 전자담배…틈새 상품으로 성공할까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전세계적으로 금연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말보로’로 유명한 필립모리스 등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도 전자담배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처럼 전자담배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담배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6일 보건복지부와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일반 담배 판매 추이는 2010년 44억7700만갑에서 2013년 43억3500만갑으로 해마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니코틴 용액의 경우 2012년 4310리터에서 지난해 7220리터가 판매되며 1.7배 가량 증가했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농축액이 함유 되거나 담배향만 있는 액체를 수증기로 만드는 분무 장치로 배터리, 무화기, 카트리지 등 3부분으로 구성된다. 사용자가 흡입대에 입을 대고 흡입을 시작하면 전자칩에서 자동으로 충전된 전기를 무화기로 보내 열을 발생시켜 카트리지에 있는 니코틴 액상 또는 담배향 액상을 수증기로 만들면서 진짜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전자담배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컨설팅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약 20억달러(2조480억원)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3분의 2를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의 전자담배 시장 진출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필립모리스는 올 하반기 전자담배 출시를 앞두고 있고, 미국 2위 담배업체인 레이놀즈 아메리카는 전자담배인 ‘블루 이식스’를 소유한 세계 3위 담배 제조업체 로릴라드를 27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담배 소송에 대한 부담이 증가한 점도 전자담배 시장 확대의 이유로 꼽힌다. 이달 플로리다주 지방법원 배심원은 미국 2위 담배회사인 ‘레이놀즈 아메리카’에 대해 의도적으로 담배의 유해성을 숨겨왔다는 이유로 손해배상금 1680만 달러와 함께 236억 달러의 징벌적 배상금 지급 판결을 내린 바 있다. 1994년 미시시피 주 정부가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정부가 지출한 의료비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뒤 49개 주 정부도 잇따라 소송을 제기해 오고 있다. 


이승욱 SK증권 연구원은 “일부 전문가들은 10년내 전자담배 판매가 일반 담배를 추월해 1000억달러(102조4000억원) 시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흡연자 중 21%만이 전자담배를 접해봤다는 점도 전자담배 시장 성장을 기대할만한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한국에서도 담뱃값 인상 등이 현실화 될 경우 전자담배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전자담배를 건강용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드물지만 담배를 줄이거나 끊기 위한 유용한 도구라는 인식은 매우 높다”면서 “정부의 흡연 규제와 담뱃값 인상으로 전자담배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은 시장 확대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은 전자담배가 냄새가 없고 연기가 나지 않으며 타르가 없어서 안전하게 흡연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심장전문의협회와 폐전문의협회 등은 전자담배가 유해한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에 규제의 대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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