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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 푸틴, 軍투입 할까
극우세력 ‘애국심’ 내세워 압박…국민 지지 이탈에 돌파구 필요


말레이시아 여객기(편명 MH17)의 피격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비난여론에 부딪히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군사개입하는 벼랑끝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러시아 국민과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지지세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에 군사개입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극우세력 “푸틴은 배신자”=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합병하면서 러시아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푸틴 대통령이 ‘크림 부메랑’과 ‘MH17 격추’로 사면초가 상태에 몰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러시아 경제는 미국과 유럽의 제재 여파로 올해 ‘제로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강한 러시아’ 기치 아래 ‘차르’ 푸틴을 전폭 지지했던 러시아 국민은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다.

일반국민 뿐 아니라 크림반도 합병에 열광했던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러시아 극우세력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 등 친러세력의 개입 요청에 부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종의 ‘배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브레인’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두긴은 이달 초 미 시사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개입하지 않으면 푸틴 대통령은 끝”이라고 일갈했다. 두긴 교수는 미국 중심 가치관에 대항하는 ‘유라시아주의 사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푸틴, 우크라 동부 개입할까=미국과 유럽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친러세력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푸틴의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격추 사건의 진상을 둘러싸고 서방과 대립이 깊어지면 추가제재에 직면할 상황이지만 애국심에 기반한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친러파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무장세력의 3분의 1은 러시아 출신 의용병이다. 지도부 역시 대부분이 러시아 출신이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전투를 지휘하는 러시아 출신 이고르 스트레르코프 사령관은 체첸 분쟁에도 참여했던 과격 민족주의자다.

푸틴 정권의 통제 아래 있는 언론매체가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부를 ‘파시스트’로 칭하면서 러시아계 주민이 탄압받고 있다고 연일 보도해 러시아인들의 참전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영국왕립국방연구소(RUSI)의 러시아 연구원 이고르 스투야긴은 “푸틴 대통령이 국민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놨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국내 구심력을 유지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합병에 이은) ‘새로운 승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내외에서 추궁당하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개입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서방 군사 관계자들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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