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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 김현태> 車부품, 對日 흑자 이후를 준비해야
지난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2.6% 늘어난 2835억69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고무적인 사실은 이 같은 수출 호조에 중소ㆍ중견기업의 역할이 컸다는 점이다. 지난 1~4월 넉 달간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증가율이 8.2%로 대기업(1%)보다 높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 부품의 대일 수출이다.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 5월까지 대일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22.6% 증가한 3억7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12.6% 감소한 3억5000만달러에 그쳐 27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자동차부품 대일 수출액은 연간 5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수입액은 15억달러를 넘어 적자 규모는 10억달러를 상회했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부품 수입 중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중국에 1위를 내준 후 올들어 독일에게까지 밀려 3위에 그쳤다. 국내 수입되는 전체 자동차부품 가운데 일본산의 비중도 17%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적인 엔저ㆍ원고 국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부품 수출이 가격경쟁력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ㆍ기아차의 선전에 따른 후광효과이기도 하겠지만, 앞서 수출했던 부품들의 성능이 긍정적으로 검증된 상황에서 반복구매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들은 국내 관련업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첫째, 기술적인 측면으로서 차세대 자동차의 개발속도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V) 등 새로운 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고 있다. 이는 부품수급 구조자체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의미다.

둘째는 시장적인 측면이다. 일본의 고령화와 젊은 세대의 차량구매 감소로 인해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를 감지한 관련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 신흥국으로 떠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자동차부품 수출시장도 물리적으로 그 대상이 이동해야 한다. 신흥국에서 생산하는 일본 완성차·1차 벤더에 대한 납품실적을 바탕으로 일본 국내로의 진입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한 이유다.

셋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부품조달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개발속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부품공통화ㆍ표준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요타의 TNGA가 가장 대표적 사례다. 결국 부품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시장 기회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한번 불량이 발생하면 리콜 물량이 그만큼 크게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효과가 크다는 장점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종적으로 횡적으로 빠르게 ‘평평해(flat)’지고 있으며, 지역ㆍ기술적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적극적인 민관 협력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더 평평한 시장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모처럼 일궈낸 자동차부품 수출의 양적 질적 성장은 펑크난 타이어(flat tire)처럼 빠르게 위축될 수도 있다.

김현태 코트라 나고야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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