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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오피스텔, 중대형만 찾는다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새 오피스텔 소형은 수요가 쏙 들어갔습니다. 지은 지 5년 넘은 중형 이상을 찾는 사람들만 조금 있네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인근 중앙공인. 비수기를 맞아 썰렁한 사무실에서 중개업자는 “요즘은 그마나 거래되던 오피스텔 임대 문의도 뜸하다”면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 소형 오피스텔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한숨지었다.

이 지역은 예성아이라이프, 메가시티, 한라클래식, 효성해링턴타워더퍼스트 등이 자리한 오피스텔 밀집촌으로 통한다. 한쪽 편에선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푸르지오시티가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 오피스텔이 요즘 소형(40㎡이하), 중형(41~60㎡), 대형(61㎡이상)으로 나뉘어 차별화하고 있다. 이 지역 공급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형은 침체가 뚜렷한 반면, 중형 이상은 오히려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하면서 매매는 물론 임대료가 오른 곳도 있다. 중대형이 침체를 겪고 있고, 소형은 상승세를 보이는 아파트와는 반대 양상이다.

실제로 강남역에서 5분 거리인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텔의 평균적인 공실률은 10%. 빈 방의 70% 가량이 40㎡이하의 소형이 차지하고 있었다.

공실률이 높다보니 시세는 물론 임대료도 떨어진다. 예성아이라이프 24㎡(이하 전용면적)의 매매시세는 올해 초 1억8000만~2억원 사이에서 형성됐으나 최근엔 1억6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오피스텔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으로 낮은 편이다.

역삼동 우정에쉐르 18㎡의 경우도 매매가는 1억2000만~1억6000만원 수준으로 올 초보다 5% 내외 하락했다. 이 오피스텔의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5만원으로 올초보다 월세 기준 5만~10만원 정도 빠졌다. 

오피스텔이 밀집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반면, 사무실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는 중형 이상은 수요가 꾸준히 몰리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한라클래식 50㎡의 매매가는 2억9000만원으로 올해 초와 비슷하거나 소폭 올랐다.

신계옥 효성해링턴타워공인중개사사무소 전무는 “오피스텔 방을 사무실로 쓰려는 사람들이 테헤란로 오피스텔을 많이 찾는다”며 “전용면적이 20㎡대인 방은 업무용으로 쓰기에 비좁아 신축 보다 저렴한 준공된 지 5년 이상 된 오피스텔 가운데 중형 이상을 찾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형 인기 하락의 원인은 공급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강남구에서 분양된 오피스텔 5566실 중, 소형 이하인 40㎡인 물량이 98%를 차지한다. 이는 올해 입주량도 마찬가지.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역삼동 일대에서 입주예정인 오피스텔은 1039실이다. 지난해 120실 남짓 입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늘었다.

인근 P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2~3년 전까지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소형 오피스텔에 투자수요가 많았으니 공실률이 늘어나고 수익률이 떨어진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사무실 용도 등으로 쓰려는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중대형만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대형 오피스텔은 물량이 부족해 향후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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