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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W리스트]한국인이 제대로 놀줄 모르는 10가지 이유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휴식은 게으름도 멈춤도 아니다.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위험하다.’

‘자동차의 왕’이라 불리는 헨리 포드의 명언이다. 여유과 휴식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투자. 하지만 24시간 불야성을 지켜야 할 한국인의 삶은 다르다. 휴식의 양도 질도 초라한 수준이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술을 마셔야 하고, 술을 깨고자 노래를 불러야 하며, 지친 목을 풀고자 또 술을 마셔야 한다. 한국인은 왜 제대로 놀지 못할까? 왜 한국인은 놀 시간이 부족할까? LGERI 리포트, ‘한국인의 여가 양적 질적으로 미흡하다’를 바탕으로 정리해봤다.

1. 장기 휴가는 남의 나라 얘기. 문화의 차이일 수 있지만, 한국인의 연간 유급휴가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짧다. 익스피디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직장인의 연간 유급휴가 발생일수는 평균 10일로, 독일(30일), 이탈리아(28일), 미국(12일) 등에 비해 크게 낮다. 일벌레인 일본도 13일로 한국보다 길다. 게다가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는 더 짧다. 한국인의 10일 휴가 중 실제 사용한 일수는 7일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경직된 직장 문화 탓이다.

2. 지친 몸은 잠자기 바쁘다. 장시간 노동의 여파는 휴식의 양뿐 아니라 질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국인 여가활동 중 가장 긴 시간을차지하는 건 TV시청으로, 하루 평균 약 2시간에 이른다. 그다음은 낮잠. 결국, 자리에 앉아서 보내는 비활동적인 여가활동이 65.2%에 달했다. 희망하는 여가 생활은 어떨까? 한국인이 희망하는 여가생활은 해외여행, 영화관람, 등산 등이 주를 이뤘다. 해외여행을 꿈꾸지만 지친 몸을 이끌고 소파에 누워 TV 속 여행 프로그램을 보는 현실, 한국인의 여가생활이다. 


3. 여가가 늦은 저녁에 집중되고 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생활패턴은 여가생활에 제약을 준다.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면, 미국은 아침 기상 이후 여가활동 참여율이 꾸준히 높아지지만, 한국인은 오후 8시 30분 전까지 저조하다가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늦은 저녁에 여가생활이 집중되다 보니 할 수 있는 여가 활동에 제약이 크다.

4. 너무 일을 오래 한다. 한국인의 여가시간이 짧은 가장 큰 이유는, 당연하게도 일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연간 근무 시간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연간 근무 시간은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OECD 평균과도 300시간 넘게 차이 난다.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30% 넘는 작업장이 이를 적용하지 않는 실정. 


5. 아시아인은 일벌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4.5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시간은 5시간. 약 10%가량 적은 수치이다.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는 6시간 이상이다. 영국이나 독일 등도 5시간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일본은 3.9시간으로, 한국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소득 수준과 별개로 아시아 국가는 대체로 여가 시간이 짧다.

6. 높은 교육열로 휴식할 시간이 모자르다. 한국 국민의 평균 학습시간은 1.1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2배가량 높다. 학생신분을 유지하는 연령대가 다른 나라보다 높고, 취직을 한 이후에도 계속 학습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한국인 15~24세의 하루 평균 학습시간은 5.4시간으로, 일본(4.2시간), 미국(2.1시간)보다 단연 높다. 대학진학률도 높아 20대 초반의 학습시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7. 식습관과 목욕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여러 반찬, 밥, 국 등을 함께 먹는 식습관은 OECD 평균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정식 코스 요리가 자리 잡은 프랑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비해선 짧지만 패스트푸드나 단품을 먹는 게 대세인 탓이다. 또 간단한 샤워가 아닌 장시간 목욕을 하는 습관도 한국인이 위생관련 시간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 이런 시간은 일회성으론 별다른 차이를 주지 못하지만, 평생을 반복하게 되면 적지 않은 시간이 있어야 한다.

8. 여가활동에 돈을 안 쓴다. TV시청은 1회당 평균 비용이 197원. 빈도수가 높은 인터넷 사용은 600원, 게임은 3136원에 불과했다. 산책도 마찬가지. 반면 다른 주요국은 비용이 비싼 문화예술, 스포츠 경기 관람 등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여가 비용 투자에 인색한 한국인의 특성도 한몫하는 셈이다.

9. 자영업자는 더 쉬지 못한다. 오후 6시만 지나면 가게가 문을 닫는 ‘낯선’ 풍경, 해외여행을 가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일이다. 한국에선 상상하기 어렵다. 새벽까지 환한 가게가 거리에 가득하다.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한국인 여가 생활도 한층 더 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주5일제 등의 혜택은 그림의 떡. 자영업자는 더 고달프다. 

10.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길다.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소비하기도 하지만, 한국인이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로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은 탓도 있다. 한국인의 통근ㆍ통학 시간은 평균 58분으로 나타났다. OECD국가 중 가장 길다. 하루에 평균 1시간을 길에서 낭비하는 셈. 한국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미국이나 호주 등도 평균 통근ㆍ통학시간이 각각 21분, 25분에 그쳤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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