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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中企 해외도시개발 든든한 지원군 됐다
지원센터 운영 실질적 정보 제공
연수 온 외국공무원 인턴십 활용
“새로운 사업 진출기회 마련”호평

인니·몽골·미얀마 프로젝트 결실
희망국가 요청땐 직접 컨설팅도
국내기업 동반진출 가능성 높여



지난 2월 경기도 성남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 마련된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를 처음 찾은 차용욱 토문엔지니어링 본부장은 어리둥절했다. 국내 건설투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랐다.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했고, 누구를 만나야 할지도 몰랐다. 지원센터에서는 한국에서 유학중인 콜롬비아 도시재생공사 공무원인 바네사(35)씨를 소개해줬다. 그는 서울시립대 국제도시대학원에서 연수를 하면서 LH에서 인턴십 과정을 밟고 있었다.

바네사씨는 콜롬비아 건설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부터 도시재생사업의 구체적인 발주정보까지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최대한 성심성의껏 알려줬다. 차 본부장은 그 이후 10여 차례 더 바네사씨와 상담을 진행해 구체적인 해외 진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시장개척자금을 받는데 성공했다. 그는 오는 8월 콜롬비아 보고타시를 직접 방문해 바네사씨가 소개한 현지 담당 공무원 등을 만나 본격적인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차 본부장은 “민간기업이 해외 현지 공무원을 단독으로 만나기는 매우 어려운데 지원센터를 통해 이렇게 쉽게 만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해외도시개발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지원센터’가 국내 중소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해외진출 경험이 없는 중소 건설기업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교통인프라 건설, 미얀마 양곤시 콘도 인허가 설계, 몽골 다르칸시 신도시개발 사업 등이 지원센터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기회를 마련한 프로젝트들이다.

이정욱 지원센터 센터장은 “지금까지 지원센터에 가나, 나이지리아, 몽골, 미얀마, 아제르바이잔,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 7개국 담당자가 상주해 120여개 기업체에게 정보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향후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상담범위도 넓혀 도시개발과 관련한 현지정보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H는 매년 10여개국으로부터 도시개발관련 공무원들이 방문해 연수를 받고 있고, 해당국가의 요청땐 대상 국가를 직접 방문해 컨설팅도 한다. 올 초에는 작년에 초청 연수에 참가한 아프리카 및 중남미 국가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를 방문해 국토계획 및 도시개발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했다. [사진제공=LH]

▶외국공무원과 인적 네트워크 마련= 지원센터는 지난 2012년10월 우리 정부가 해외도시개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목격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국내 기업의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LH에 위탁해 만든 조직이다.

위탁업무를 맡은 LH는 지원센터의 가장 중요한 업무를 외국 공무원과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으로 삼았다. 국내 최대 도시개발 공기업이라는 LH의 공신력이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도시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각종 토지 및 건축물 현황자료, 개발관련 법규 및 정책, 토지 및 지적제도, 시장 및 거래상황, 계약관행 및 기준, 관련 도면자료, 발주정보 등 다양한 자료와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현지 공무원과의 네트워크를 꼽는다. 국가 제도 마련이 아직 미흡한 개발도상국 국가일수록 현지 공무원과의 인적 네트워크는 사업의 가장 중요한 원천일 수밖에 없다. 인적 네트워크는 정보를 얻기 위한 방법 뿐 아니라 도시개발 사업의 제안 및 발굴, 각종 인허가 절차 등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원센터는 코이카(KOICA) 등을 통해 국내 연수를 받는 공무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에는 한해 약 4000여명 이상의 외국 공무원이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2년 정도 체류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이들 공무원과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하는데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6월 25일부터 6회에 걸쳐 서울대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개도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국형 신도시 개발 사례, 적용방안, 정책적 시사점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 “도시개발 배울 수 있어 기뻐”, 외국 공무원도 만족= 지원센터는 특히 올 1월부터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등 국내 대학과 협력해 연수중인 외국 공무원을 지원센터의 ‘해외건설상담센터’의 인턴십으로 채용해 민간기업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상담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사례를 든 토문엔지니어링의 성과가 이들 상담원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들 인턴십 공무원은 센터에 상주하면서 국내기업에 해외진출 정보상담을 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도시개발 정보교류, 현장견학, 각종 문화교류 등을 통해 굳건한 신뢰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문호길 지원센터 기획팀장은 “지금까지 상담센터에 근무한 7개국 공무원들과는 친밀한 동료관계를 구축해 향후 본국의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연락관계를 유지하면서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몽골 다르칸 주정부 소속 공무원 노민씨는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기업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보람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의 도시개발과 관련된 많은 전문가를 만나면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것이 좋다”며 “우리나라에 한국과 같은 신도시를 건설해보는 것이 나의 꿈이며 실제로 LH에 사업제안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H, 국내 기업 동반진출 가능성도 커져= LH는 신도시, 산업단지,행정도시, 경제자유구역 등 다양한 도시개발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다양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10여개국으로부터 도시개발관련 공무원들이 방문해 연수를 받고 있고, 해당국가의 요청이 있을 경우 대상 국가를 직접 방문해 컨설팅도 한다.

자금부족, 토지취득 문제, 제도 미비 등으로 인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신흥국들을 대상으로 현지 여건에 따라 다양한 솔류션을 제공하는 것. 올 초에는 작년에 초청 연수에 참가한 아프리카 및 중남미 국가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를 방문해 국토계획 및 도시개발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컨설팅,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 공동투자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 가능성이 커지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업체들도 관련 사업들을 수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LH의 판단이다.

이정욱 지원센터 센터장은 “올 2월 아프리카 우간다 정부 초청으로, 3월엔 중남미 볼리비아 정부 초청에 따라 현지 국가에 가서 신도시 개발 등과 관련된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사업 계획이 구체화하면 엔지니어링 업체 등 우리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 지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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