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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장기 불황에 환율 리스크 겹쳐…조선 · 車 · 철강 · 화학 등 5대 대표산업

2분기 매출 · 영업익 감소·적자전환 예고…시장 위축…하반기 전망도 먹구름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전세계에 불어닥친 장기불황에 대한민국 대표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철강, 화학업종 등 5대 산업이 모두 주저앉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진 조선ㆍ철강ㆍ화학업종에 이어 올해는 환율하락의 파고가 자동차 산업까지 덮치고 있다. 업계와 증권시장이 분석한 대한민국 주력업종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게는 10% 하락에서 많게는 적자전환까지 예상됐다.

▶현대기아차 “환율때문에…”=전기전자 업종 다음으로 경제기여도가 큰 자동차업계의 2분기 실적악화 주범은 환율이다. 수출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ㆍ기아차에 올해 지속되고 있는 원화강세는 무거운 짐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원ㆍ달러 환율전망 보고서’를 보면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자동차 산업 매출액은 4200억원 감소한다. 현재 환율은 현대차의 올 예상환율 1050원을 깨고 1010원까지 추락했다. 산술적으로 1조600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2분기 실적부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23조4000억으로 예상되나 원화 강세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비 10.4% 감소한 2조1600억원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차판매를 앞두고 구형 모델의 프로모션 비용과 월드컵 마케팅 비용의 지출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아차도 원화강세와 모델 노후화로 인한 매출하락 등으로 실적전망이 어둡다. 유진투자증권은 상반기 뚜렷한 신차가 없던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0%가량 감소한 7808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ㆍ조선, 여전한 불황의 늪=철강업계는 공급과잉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이 여전하다. 아시아 철강시장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더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내 철강업체를 둘러싼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최근 “미국과 유럽 시장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데 아시아 시장은 여전히 정체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포스코의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5000억원, 784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보다 5.5% 줄어들 것”이라며 “2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이 1029원으로 1분기보다 3.7%(40원) 떨어져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조선업계의 분위기도 암울하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12년~2013년 초까지 이어진 저가수주가 원인이다. 당시 수주했던 선박이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가면서 조선소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KB투자증권이 5개 주요 조선업체 2분기 영업이익을 추정한 내용을 보면,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현대미포조선ㆍ한진중공업 등 5개 주요 조선업체의 올 해 2분기 추정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지난 해 같은기간 대비 평균 72%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감소 폭이 현대중공업은 97.2%, 삼성중공업은 36.3%, 대우조선해양은 27.8%에 달한다. 현대미포조선은 적자 지속이 한진중공업은 적자전환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도 녹록치 않다. 상반기 수주가 줄어들며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어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가수주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해 수주 목표를 초과달성하며 회복세를 점쳤는데 올 해 들어 시장이 영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유사 “팔수록 손해”=국내 정유사들도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제마진 축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중국과 중동 국가들이 자체 정제시설을 늘리면서 석유제품 공급량은 크게 증가한 반면, 세계 경기침체로 수요는 줄어들면서 정제마진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팔수록 손해인 ‘역마진’ 상황까지 도래했다.

동양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매출액 15조8000억원에 영업손실 60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115%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에 비해 139% 떨어진 영업손실 3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유가, 정제마진, PX(파라자일렌) 마진, 환율 4가지인데, 모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화학업계는 올해 중국 수요가 소폭 살아나면서 지난해보다 반등했지만, 여전히 본격적인 회복국면은 요원하다. 특히 기초 석유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들의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30% 감소가 불가피하다. 중국과 차별화된 특화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금호석유화학, SKC는 10~20% 증가할 전망이다.

김윤희ㆍ박수진ㆍ서상범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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