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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쇼크에 한국경제 휘청?
삼성전자가 충격적인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우리 경제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경제 전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경제상황이 다소 어려워도 삼성전자의 선전 덕분에 각종 지표들이 개선되는 이른바 ‘삼성효과’가 나타났는데, 이제는 자칫 삼성전자의 부진 탓에 나라 경제 전체가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가 8일 밝힌 2분기 영업이익은 7조2000억원이다. 전분기 8조5000억원보다 15.3%나 줄었다. 이익이 예상치를 하회한 것도 문제지만, 이익증가세가 꺾였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3분기에도 다시금 이전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고전을 이어간다면 올 영업이익은 30조원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 지난 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6조7850억원이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뒷걸음 친 것은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던 2008년이 마지막이다. 이 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5.5%)대비 반토막(2.8%)이 났다. 대부분의 기업에 어려운 시기였지만, 삼성전자마저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라 경제 전체가 휘청거렸던 셈이다.

2009년부터 이익을 늘리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2010년 전체 상장사 순이익의 19.9%를 차지한다. 이어 이 수치는 2011년 30.7%, 2012년 36.8%, 2013년 49.4%로 치솟았다. 특히 다른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때도 삼성전자는 견조하게 이익을 내줬다. 2013년 전체 상장사 순이익은 전년대비 4.37%줄었는데, 삼성전자를 빼면 줄어든 폭이 -23.2%에 달한다. 삼성전자 순이익이 26.6%나 늘어난 덕분에 전체 상장사 통계가 왜곡된 셈이다.

표면적으로 삼성전자가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2%가량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관련된 여러 기업들까지 합할 경우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삼성전자가 어려워지면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실적이 개선되기 어렵다. 주력 계열사 상당수가 삼성전자와 가치사슬로 단단히 묶여있기 때문이다. 성과급이 줄면 그룹 및 협력사 임직원과 가족들의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 해 우리정부의 법인세수는 약 46조원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해 법인세 납부액은 약 9조원이다. 삼성전자 이익이 줄어 법인세 납부액이 줄게 되면 국가재정에도 상당한 타격을 끼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실적부진과 이에따른 주가부진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압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적개선으로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주주환원 정책으로라도 투자자들을 달래야한다는 논리다. 실제 페리캐피탈, 야크만애셋매니지먼트, 아르티잔파트너스 등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남을 갖고 배당확대와 자사주매입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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