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마곡지구 입주 한달, “호가 올랐지만 기반시설 미비 불만…“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 5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벨리 14단지 일대. 입주 환영 플래카드가 보도를 따라 늘어서 있었고,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으로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은 보도에서 모래가 날렸다.

입주 한달째에 접어든(14ㆍ15단지) 마곡지구가 아직 황량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를 서둘렀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스에이치(SH)공사에 따르면, 마곡지구는 서울 강서구 마곡ㆍ가양동 일대 366만 5772㎡에 조성하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지구로, 이곳 주거단지에는 지난 5월 29일 14ㆍ15단지를 시작으로 오는 8월까지 1~7단지를 포함해 총 673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 중에 있다. 14단지의 경우 1278가구중 683가구 총 53%입주가 완료됐다. 1~14단지는 입주시기에 따라 현재 입주율은 15%(5단지ㆍ6월29일 입주시작)~54%(15단지ㆍ5월29일 입주시작)가 완료 됐다

입주한달여, 14단지의 경우 절반이 넘게 입주를 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입주민들과 SH공사 시공사 사이가 삐걱되는 모습이다.

입주민들에게서 가진 가장 큰 불만은 ‘황당한 비상탈출구’다. 화재 등 긴급상황을 맞았을 때 쓰이는 비상탈출구가, 마곡엠벨리에는 다소 황당하게 설치돼 있다. 각 층 베란다 바닥에 50㎠ 크기로 설치돼 있는 비상탈출구를 통해, 문을 열기만 하면 언제든지 아랫층, 또 그 아랫층 베란다로 내려갈 수 있는 것. 당연히 잠금장치는 없다. SH 공사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비상통로가 열리면, ’벨‘이 전 아파트와 경비실까지 울리도록 했다. 현재 울리는지 점검중이다”고 밝혔지만, 기자가 14단지의 한 가정을 방문 해 문을 열어도 벨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마곡지구 입주 한달 째. 14단지의 경우 현재 53%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입주가 너무 빨랐다는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

주민 A(41ㆍ여)씨는 “그럴리는 없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14층에서 1층으로 언제든지 옮겨 다닐 수 있다”면서, “SH 공사 측이 화재 등 긴급상황만 생각하고 치안 문제는 제대로 고려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당한 비상탈출구와 함게, 주민들의 애를 태우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 오는 8월 개교예정인 공진초등학교는 아직 공사중이며, 취학전 아동들을 위한 어린이 집은 아직 소식이 없다.

단지에서 만난 B(39ㆍ여)씨는 “1200여가구가 단지에 그네가 현재 두개 뿐이 없다”면서,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 역시 필요하지만 강서구가 운영하게 됐다라는 이야기만 듣고, 아직 별다른 소식을 못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 같은 날 찾은 7단지역시, 기반시설이 미비된 상황이다. 인근 공항초등학교는 아직 개교를 하지 않았고, 단지 인근 고등학교는 이미 수용인원이 다 찼다. 상업시설 50% 정도 입주가 돼 있지만 현재, 슈퍼만 입점한 상태다.

아직 완벽히 정비되지 않은 기반시설은 전셋값 하락의 주원인인 전세 물량과잉과 더불어, 전셋값 하락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는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7단지 인근 M 공인 관계자는 “엠벨리의 경우, 각종호재가 있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경우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당장 들어와 살아야 하는 세입자 경우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114에 따르면 마곡동의 전셋값 평균 변동률은 지난 5월 -2.19%, 6월 -0.41%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마곡엠벨리의 경우 입주전인 5월 초와 비교, 전셋값이 단지별로 1000~3000만원 정도 내렸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설명에 따르면, 7단지의 경우 지난 5월과 비교 3000만원 정도, 14단지의 경우 1000만원 정도 전셋값이 떨어졌다. 입주전인 5월에 3억3000만원에 나온 7단지 84㎡형의 경우, 현재 3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셋값이 떨어진 주원인 잔금일자가 다가오면서 10%가 넘는 연체료를 내지 않기 위해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4단지 인근 한빛 공인 관계자는 “잔금일이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면서, “잔금일이 다가오면서 급매물이 나와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마곡엠벨리 14단지 내 한 아파트에 들어가 본 비상 탈출구. 비상탈출구가 전층으로 연결돼 있는 상황이다.

7단지 인근 K 공인 관계자는 “처음에는 분양가의 75%정도로 전셋값을 내놨다가, 현재 잔금 수준인 60%로 내려갔다”면서, “처음에 높았던 측면이 없지 않았다. 정상적인 가격을 찾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7단지 인근 호박 공인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워낙 안 나가다 보니까, 잔금을 치룬 일부 집주인들은 매매로 돌리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잔금일이 이후에는 전셋값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오는 28일이 잔금일인 14단지의 경우, 잔금을 이미 치룬 일부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매물을 내놓고 있다. 14단지 인근 해오름 공인 관계자는 ” 84㎡형의 경우, 현재 2억 4000만원~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28일 이후 입주를 조건으로, 3000만원 정도 오른 2억 8000만원에 내놨다”면서, “입주 시기가 되면,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으로 입주가 끝나면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매매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14단지의 경우, 등기를 완료한 입주자에 한해서만 매매가 가능하고, 7단지 원주민에 한해 분양권 1회 전매가 가능한 상태지만, 소위 ‘웃돈’이 붙은지 오래다. 1000만원 인근 부동산 업계의 설명에 따르면 7단지의 경우 많게는 1억3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있는 상태며, 다른 단지의 경우 1000만원~3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다. 호박공인 관계자는 “전세가와 달리, 매매가의 경우, 보합ㆍ약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월세를 제외한 매물은 거의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