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앱이라는 양날의 칼을 쥔 세대, ‘앱 제너레이션’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세상의 모든 것이 되다시피한 ‘앱’(애플리케이션)은 양날의 칼이다. 의존적이며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유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누군가에게는 자기주도적이고 능동적이며 창의적인 활동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지금 젊은 이들은 ‘앱’이라는 양날의 칼을 쥔 세대, ‘앱 제너레이션’이다.

PC나 모바일 기기의 응용프로그램을 가리키는 앱을 통해 젊은 세대의 교육과 창의성 문제를 조명한 책 ‘앱 제너레이션’(하워드 가드너ㆍ케이티 데이비스 지음, 이수경 옮김, 와이즈베리)이 최근 번역 출간됐다. 저자 하워드 가드너는 하버드 교육대학원 교수로 인지과정 및 교육심리학 분야의 권위자다. 특히 다중지능 이론으로 유명하다.

요새 젊은이들은 단순히 앱에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앱들의 총체라고 여긴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일련의 체계적인 앱들이 합쳐진 무엇으로 여기며, 인생 자체를 마치 하나의 거대한 앱처럼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로 지금 젊은이들을 ‘앱 제너레이션’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삶과 사고의 디지털화로 말미암아 절은이들은 정체성, 인간관계, 창의력에서 기존 세대와는 다른 변화를 보이는데, 저자들은 먼저 이러한 현상의 부정적인 측면을 진단한다. 우선 앱 세대는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밝고 낙천적으로 포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드러난 이미지 속에 감춰진 앱세대의 내면은 죽을만큼의 두려움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분석이다. 또 가상공간에서 젊은이들은 SNS 등을 통해 24시간 연결돼 있지만, 현실에선 정작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크게 감소됐다는 게 저자들의 연구결과다. 네트워크에 접속될수록 고립감이 커지는 역설이다. 또 앱 세대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보다는 기존의 것을 활용하거나 인터넷을 뒤지는 것을 선호한다. 창의성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리케이션은 젊은이들에게 ‘독’일 뿐인가? 앱 세대는 마크 바우어만의 말대로 “역사상 가장 멍청한 세대”가 되고 말 것인가? 이에 대해 저자들은 ‘앱 의존형 인간’과 ‘앱 주도형 인간’을 구별한다. ‘앱 의존형’은 앱이 자신의 행동과 선택, 목표 등을 제한하거나 결정하게 내버려 두는 사람이다. ‘앱 주도형’은 앱을 활용해 여러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탐색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걸음마 단계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던져 준 후 사용법을 가르쳐 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보나위츠의 이른바 ‘장난감 실험’을 인용하며, 저자들은 앱이 ‘탐구를 자극하는 기술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장난감 실험에서 장난감 사용법을 알게 된 유아 그룹은 같은 놀이만을 반복하는데 그친 반면, 반대편 집단의 유아들은 장난감을 훨씬 더 오래 만지작거렸고, 원래의 사용법에서 벗어나 훨씬 다양한 놀이 방법을 시도했다. 두번째 그룹의 경우는 ‘환경에 대한 인간 자신의 적극적인 탐험과 경험을 통해 기술과 지식이 형성된다’는 구성주의 교육이론을 뒷받침하는 사례라 할만하며, 저자들은 구성주의 관점에 따라 앱도 창의성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고, 실제로도 많은 젊은이들에게서 ‘앱 주도적인 마인드’가 발견된다고 말한다.

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