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주도 줄었는데 선가 하락까지…조선업계 출혈수주 악몽재연 우려
상승세를 이어가던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가 주춤하고 있다. 평균 가격이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1년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도 2년 만에 회복했던 1억 달러 고지에서 다시 내려올 위기에 처했다. 발주가 줄며 수주 실적도 신통치 않은데 가격까지 꺾이자 조선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2일 영국 조선ㆍ해운분석기관 ‘클락슨’ 통계를 분석한 결과 1만2800TEU급(1TEU는 20피트 단위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크기)~1만3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신조 선가는 지난 6월 27일 전월대비 50만달러 하락한 1억16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조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월이후 17개월만에 처음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지난해 1월 1억1600만달러를 시작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해 지난 3월 1억1700만달러까지 오른 후 보합세를 보였다. 올 들어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었지만 조선업계는 선가 상승세를 위로 삼았다. 그런데 1년5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이자, 줄어든 금액은 50만 달러 정도지만 업계는 긴장 속에 가격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뿐만이 아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도 마지노선인 ‘1억달러’ 고지에서 내려올 위기에 처했다. VLCC는 2011년 10월말께 1억 달러 이하로 떨어진후 2년간 1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하다가 지난 4월 1억100만달러를 기록, 가까스로 1억달러를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1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가격 하락세가 우려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보통 유조선의 경우 1억 달러를 기준으로 본다. 한 때 잘나가던 때는 1억3000만 달러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불황기 때는 9000만 달러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며 “당장 선가가 줄어든 규모가 크고 작은 것을 따지기 보다는 선가 하락 추세가 계속 이어갈지를 지켜봐야하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오일메이저가 선박 발주에 주춤하면서 국내 조선사의 상반기 수주 실적은 목표량의 약 25%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선가 하락까지 더해지면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저가 수주 경쟁에 나서는 상황이 또다시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가 줄어든 상황에서 선가까지 떨어지면 업계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최근 P3 결성이 무산되며 글로벌 선사들이 하반기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