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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구] 撞神 쿠드롱, 쇠붙이 대신 나무를 택하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부동의 3쿠션 당구 세계 랭킹 1위 프레드릭 쿠드롱(46ㆍ벨기에)의 첫 롱고니 시그니처 큐 ‘아르모니아(Armonia)’. 이 큐가 나무 나사 조립인 ‘우드조인트’ 기본형으로 최근 국내 출시된 데 대해 궁금증이 유발되고 있다. 왜 ‘쿠드롱 큐’는 고급 개인 큐의 대세가 된 ‘스틸조인트’를 따르지 않고 우드조인트를 우선했을까.

쿠드롱과 계약을 맺고 그의 시그니처 큐를 제작한 이탈리아 롱고니 사는 원래 우드조인트를 오랫동안 고집해오다 2010년 세미 세이기너 모델의 커스텀큐를 기점으로 스틸조인트 방식인 VP2를 거의 모든 제품의 기본 조인트로 채택했다. 이후 나온 모든 프로 선수들의 커스텀큐가 그랬고, 일부 제품만 VP2와 전통의 우드조인트 방식 2가지로 출시됐다.


신모델인 쿠드롱 큐 ‘아르모니아’는 이런 제작사의 방침에 역행한 셈이다.

롱고니의 한국 에이전시인 김치빌리아드 측에서 그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3쿠션 프로이기도 한 김종율 김치빌리아드 대표는 “쿠드롱 본인이 무조건 우드조인트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사연을 털어놨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일인자 쿠드롱의 뜻을 존중해 제작사도 우드조인트 방식으로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거기서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제작사와 선수, 주요 판매처인 김치빌리아드가 논의 끝에 현재는 VP2 조인트로도 아르모니아를 만날 수 있다. 이건 김치빌리아드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이미 소비자는 사용상의 편리함과 관리 편의 때문에 스틸조인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국내 수요와 기호를 따져 VP2로도 아르모니아를 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대개의 우드조인트 큐는 나사 산을 따라 10바퀴 이상을 빙글빙글 돌려서 상대와 하대를 체결한다. 나무의 속성상 여름에는 습기를 품어 숫나사 부위가 커져 빡빡해지며, 겨울에는 반대로 헐거워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티타늄이나 스테인레스강 재질인 VP2 조인트는 1바퀴반만 회전시키면 상하대가 완전히 체결되며, 습도에 덜 민감해 파손 우려가 적은 편이다. 타 제작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수백만원대의 고가 제품은 하나같이 스틸조인트다.

이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쿠드롱이 우드조인트를 고집스럽게 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타구감 면에서 우드조인트가 월등히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쿠드롱은 스틸조인트에서 전해지는 타구감을 극단적으로 싫어한다고 한다. 일반 동호인들은 대개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김 대표는 “사실 우드조인트가 타구감은 더 좋다. 파워도 스틸과 같거나 그 이상이다. 하지만 동호인들의 선호나 메이커들의 마케팅 때문에 스틸이 대세가 된 것이다. 간혹 타구감에 민감한 프로선수들은 쿠드롱처럼 우드조인트를 선호하지만, 그와 같은 큐를 들고 칠 수많은 동호인들을 위해 스틸조인트 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쿠드롱 큐의 이름 ‘아르모니아’는 이탈리아어로 ‘조화‘ ‘일치’를 뜻한다. 우드조인트 방식에 신형 S20 집성상대, VP2 익스텐션(하대에 붙여 큐 길이를 늘여주는 것) 포함 2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쿠드롱 큐의 비밀 하나. 쿠드롱이 직접 사용중인 아르모니아는 하대의 굵기가 직경 31mm로, 매장에 출시된 제품보다 1mm 가늘다. 쿠드롱이 시그니처 큐 제작 이전에 임시로 사용했던 메디테라노 팔각 그립 큐도 그립이 가늘어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고집스럽게 자기 방식을 관철한 덕분일까, 1.98대의 에버리지가 아르모니아 사용 이후 2.1대로 상승했다며 크게 만족하며 사용중이라고 김치 측은 귀띔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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