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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월드컵] “오만이 빚은 치욕”…홍명보 ‘박주영 카드’ 5000만 울렸다
[헤럴드경제=남민 기자] 벨기에전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고 선수 모두가 울었다. 5000만 국민도 울었다.

1무2패,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예선 3경기 한국의 성적표다. 3골 넣고 6골 내줬다. 악몽은 브라질 도착 전부터 엄습해 왔다. 무능한 감독의 전술, 화이팅이 살아나지 않는 매 평가전에서 국민들은 모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황판단을 못한 건지 홍명보 감독은 ‘빨간색으로 가는 과정의 주황색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월드컵 ‘뚜껑’이 열리자 한국팀의 수준은 최하의 바닥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3경기를 치르면서 상대 공격수와 함께 달리는 수비 중 한 발 앞서 나가며 공을 뺏은 선수는 없었고, 상대 수비를 끼고 공격하는 선수 중 한 발 먼저 치고들어가 제대로 된 슈팅을 한 선수 역시 없었다.

가장 기본인 스피드는 완전히 죽은 축구였다. 축구는 어차피 달려야 하는 경기다. 그것도 ‘빨리’ 달려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경기 종료 후 눈물을 쏟아낸 손흥민(오른쪽) [사진=OSEN]

한때 ‘영웅’으로 추앙받던 코치진 선수들이 일시에 추락했다. 5000만 성난 여론을 감안하면 그것도 부족해 보인다. 5000만의 입에서는 홍명보(45) 감독과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29)이 단골메뉴다. 예선 단 3경기 밖에 못치르고 짐을 싸야 하는 상황이 예견됐음에도 홍 감독은 1, 2차전에서 전혀 몸이 풀리지 않는 ‘박주영 카드’만 들고 나왔다. 국민들 중에는 ‘또 박주영 내보내면 TV 끈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홍 감독은 어쩌다가 박주영이 ‘한 건’만 해주면 자신의 판단이 옳았고 꺼져가는 박주영의 축구인생에 빛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쳐도 5000만의 염원을 갖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도박’을 걸었다면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3차전 벨기에는 가장 강팀으로 분류됐다. 1, 2차전에서 1승 이상의 성적을 거뒀어야 할 한국으로서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선수를 기용했어야 했는데도 ‘박주영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고집과 아집, 그리고 오만이었고, 그로 빚은 치욕만 남겼다. 그 결과 이미 3차전 벨기에전을 맞아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16강 탈락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다. 1,2차전에서 홍 감독이 빚은 독선과 오만의 ‘참극’이 국민을 더 아프게 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각)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티아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H조 마지막 경기 벨기에와 맞서 ‘경우의 수’ 상 한가닥 희망을 가졌으나 10명이 싸운 벨기에팀에게도 1-0으로 패했다.

휘슬과 함께 짐을 싸야 할 선수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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