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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옵저버誌 공지영 인터뷰, ‘변혁의 열망과 도덕적 예민함으로 유명한 한국의 베스트셀러작가’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영국의 유력 일간 가디언 계열의 일요신문 ‘옵저버’가 공지영을 인터뷰했다. 옵저버는 지난 22일자의 ‘더 뉴 리뷰’ 섹션의 ‘작가를 만나다’(Meet the author) 코너에서 ‘공지영: ‘죽음 문턱에 이르러 삶을 일깨우다’라는 제하의 장문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으며 가디언의 인터넷 홈페이지 북 섹션에도 실었다. 공지영의 작품 중 영역된 소설은 사형수와 한 여인의 만남을 통해 사형제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이 있다.

공지영은 ‘우행시’를 두고 “내 스스로 자살 욕구에 시달려 왔으며 이 작품은 내가 매우 힘들었던 시절 쓰기 시작했다, 내가 사형수들을 만나게 된 이유”라며 “그들의 범죄에는 어느 정도 사회가 져야 할 책임이 있다, 내가 사형수만큼 불행했거나 그들과 같은 학대에 고통을 받았다면 나 또한 범죄자가 될 수도 있었다,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사형수들은 살고 싶어하고 나는 죽을 수 없었다”며 “나는 그들의 입장에 서고자 했으며 지금도 그들을 방문하고 있다. 사형수들을 만나온지 올해로 12년째”라고 밝혔다.

옵저버는 “‘우행시’에서 ‘우리는 모두 사형수들이며 아무도 우리는 언제 죽을지 알지 못한다’며 도덕적인 문제를 환기시킨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공지영은 “9/11테러 희생자들이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고 고백한 것으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 이른 마지막 순간, 삶(의 의미)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공지영인터뷰 [배선지 기자sunji@heraldcorp.com]

공지영의 성장한 개인적인 환경과 한국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박정희 군사 독재 치하에서 성장했는데, 어땠느냐”는 물음에 공지영은 “핵심은 폭력이었다, 그것은 육체적이고 정신적이며 창의성의 차원에서의 문제였다, 한국에 민주주의가 도래한 것은 경이적인 순간이었으며, 희열 속에서 내 상상력은 도약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또 “민주화 이전 내 작업(글쓰기)은 정부에 저항하는 것이었으며 여성을 옹호하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현재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우리가 과거로 퇴행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들고, 그것은 내 창의력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생활 보도로 인한 한국언론과의 불화도 화제가 됐다. 공지영은 “나는 세 번 결혼했고, 세 자녀는 모두 아버지가 다르다”며 “한국의 유력 언론은 이를 ‘충격적인 톱뉴스’감으로 보도했고 스캔들로 만들어진 내 사생활은 내 글보다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문학이 삶과 여론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며 “내가 영국인들의 일상에 관해 읽었기 때문에 마멀레이드차를 즐기는 문화를 잘 알 듯, 문학을 통해서 사람들은 타자와 친숙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청각장애아들이 교장과 교사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실화에 바탕해 쓴 ‘도가니’는 피해자들의 삶의 존엄이 회복되고 가해자들은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설로 인해 한국 정부는 ‘도가니법’을 통과시켰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한 옵저버의 케이트 켈러웨이는 공지영에 대해 “한국의 베스트셀러 소설가이며 예민한 도덕성과 세계를 개선하려는 열망을 담은 작품 세계로 유명하다”며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스타(유명인사)들을 제치고 한국의 여대생의롤모델로 꼽혔다”고 소개했다. 또 “공지영의 소설은 여론을 이끄는 힘을 보여줬으며, 그 중의 한 작품(‘도가니’)은 한국의 법을 바꾸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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