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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승패보다 즐기며했더니 성적올랐죠”
- LG이노텍 사내 야구팀 루키스
재미 · 믿음의 리더십에 팀워크 똘똘
최약체팀 올 PO 넘볼만큼 기량 쑥




부원 대부분이 문제아였던 한 고등학교 야구부가 있었다. 오합지졸이라 성적이 나올리 만무했다. 어느날 한 교사가 나타나 야구부 감독을 맡고, 전국 대회(배경이 일본이므로 고시엔(甲子園)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처음에 새 감독과 마찰을 빚던 부원들은 제자를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 하는 그의 열정에 감복해 하나로 뭉친다. 마침내 그들은 전국 대회 출전 티켓을 따낸다. 일본 만화 ‘루키스’의 줄거리다.

LG이노텍에도 이런 ‘루키스’가 하나 있다. 직원들로 구성된 야구 동호회(사회인 야구팀)‘루키스<사진>’다. 동호회 ‘루키스’는 만화 ‘루키스’와 이름 외에도 닮은 구석이 많다. 한때 참여자가 적어 팀의 존폐를 걱정했던 것, 새로운 감독이 와서 분위기를 일신하고 호성적으로 이어진 것 등이다.

실제로 ‘루키스’는 올해 새롭게 태어났다. ‘루키스’는 지난 2년간 팀이 속한 사회인 야구 화성리그에서 3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아직 6경기가 남았는데도 5승4패로 10개팀 중 5위다. 4위까지 자격이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출전도 노리고 있다. 말 그대로 화룡점정(畵龍點睛)만 남겨 놨다.


이 같은 밑바탕에는 2012년 말 감독으로 부임한 주동화(36) 마케팅팀 과장이 있다. 주 과장은 ‘루키스’를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우선 참여를 통해 야구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재미의 리더십’을 펼쳤다.

주 과장은 “처음에는 9명을 채우지 못해 몰수게임을 당할 뻔한 적도 있었을 정도로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야구)하고 싶은 사람은 무조건 출전시켰어요. LG그룹 계열사 사회인 야구팀이 총출동하는 ‘한마음 야구대회’에서는 프로야구 올스타전처럼 모든 선수가 뛰도록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게 큰 일이었습니다(웃음).”

주 과장은 한 번 올린 선수는 믿는 ‘믿음의 리더십’ 구사도 병행했다. “지난해에는 1이닝에 10점을 줘도 가능하면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지원, R&D(연구ㆍ개발) 등 다양한 직군의 구성원이 팀에 모이면서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게 되고 조직이 끈끈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3루수나 1루수를 주로 맡는 김율오(34) 선임연구원은 “얼마 전 인사 관련 부서에 미팅하러 갔다가 ‘루키스’ 팀원인 그 부서 분을 마주쳐 인사하니 다들 놀라더라”며 “야구를 하지 않았으면 그 분을 어떻게 알았겠냐”고 말했다.

‘제1선발’로 팀의 5승 중 4승(2패)을 책임진 박지환(30) 주임연구원은 “매주 토요일 만나 야구하다 보면 1주일 내 쌓였던 피로가 금방 풀린다”며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승리라는 목적을 위해 달려가는 것이 ‘루키스’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끈끈한 정으로 똘똘 뭉친 ‘루키스’는 더 큰 목표를 잡았다. 타율 5할로 팀 ‘리딩 히터’인 원도현(32) 주임연구원은 “(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과 ‘한마음 야구대회’ 4강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산=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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