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인도 증시가 급성장하면서 한국 증시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1위에서 12위로 밀려났다.

17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84개국의 증시 시가총액 자료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1조2490억달러다. 이는 호주(1조4780억달러)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6, 7월 브라질과 인도를 따돌리고 세계 1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와 출구전략 관측이 제기되면서 주요 신흥국 증시가 하락하는 중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한국 증시가 올해들어 박스권에 묶였다.

반면 신흥 경제대국으로 꼽히는 인도 증시는 ‘모디노믹스(Modinomics)’가 기대를 모으면서 인도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지수가 올들어 19.2% 급등했다.이에 인도 증시의 전체 시총은 29.7% 증가하며 시가총액 1조4780억달러로 세계 10위권에 안착하면서 한국 증시를 밀어냈다.

한편 세계 증시에서 한국 증시의 시총 비중은 현재 1.93%로, 2011년 8월에 찍었던 사상 최고점(2.34%)과 연중 최고점인 지난달 중순의 2%보다도 줄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국가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보면 인도와 대만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한 반면, 한국의 순매수 규모는 크게 줄었다”며 “삼성전자 등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대기업의 성장 드라이브가 약하고 중국에 기대는 조선ㆍ화학 등도 부진해 한국 증시가 더 성장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경제성장률 등 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한국 증시가 다른 신흥국 증시의 급성장세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증시 시총 비율은 한국이 107.7%로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보다도 크다. 인도(60.8%), 중국(45.9%), 브라질(39.4%)은 성장 여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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