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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트 칼럼> K푸드, 글로벌 무대서 살아남으려면
이수곤 소비자경제부장


#지난주 토요일 가본 도심 백화점 한곳의 식품매장은 흡사 외국 브랜드 전시장 느낌이었다. 아예 독립 진열대를 마련한 외산 제과코너엔 로아커, 페퍼리지팜, 트롤리등 미국. 유럽제품이 가득했고 심지어 독일의 유기농 뻥튀기 제품은 100g에 무려 4000원에 팔리고있었다.

#지난 4월 국내 한 우유업체는 중국에 흰 우유를 수출하게됐다고 발표했지만 이 기쁨도 잠시였다. 중국은 5월 1일부터 한국 유업계의 살균우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살균 방법과 유통기한 표시 등이 중국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한국산 우유에 대한 견제다.

한국 식음료 업계가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있다. 다국적 식음료 업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 시장에 상륙하고있는 데 비해 한국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은 더디다. ‘별에서 온 그대’ 의 중국 인기등 한류열풍도 제대로 활용하지못하고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국내 소비침체와 그에따른 식품업체들의 매출감소와 연관성이 있어보인다. 작년 상반기 글로벌 10개사의 전체매출은 2596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했지만 국내 10대 식음료 기업의 매출은 132억 달러(2.7% 증가)에 그쳐 글로벌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국내 수입이 넉넉치 않으니 R&D 투자도 빈약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K 푸드의 존재가 미약한 것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차별화된 제품개발 노력이 많지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2년도 식품제조업계 연구개발비 투자는 매출액 대비 0.19%로 제조업 평균(1.40%)에 못미쳤다.

덩치면에서도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기준 국내 1위인 CJ제일제당은 세계 1위 네슬레의 10분 1의 크기도 되지않을 뿐더러 글로벌 시장에서 20위권에도 못든다.

그래도 글로벌진출은 멈출 순 없다. K푸드가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않기위해선 독특한 우리만의 제품 개발이나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국내 외식업체 중 해외에서 가장 많은 매장(400곳)을 운영하는 곳은 대기업이 아닌 즉석 빵 브랜드(크림 생과자)인 델리만쥬다.1998년 시작된 이 브랜드가 단기간에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것은 미국등이 길거리 음식문화가 발달돼 있다는 점에 착안하고 제품 맛도 현지인의 기호에 맞췄기때문이다. 이와함께 주로 다른 점포에 더부살이(‘숍인숍) 형태로 입주해 임대료 부담이 적고 제품 생산과정이자동화돼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물론 오리온 쵸코파이, 농심 신라면등이 해외시장에서 각광을 받고있지만 후속타를 이어갈려면 신제품 개발과 현지 해외업체를 M&A를 하는 방법등 덩치를 키워갈 필요가 있다.

정부도 식품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해 각종 지원과 육성책 마련에 나서야한다. 식품진흥은 농식품부, 가공식품 신고 및 허가는 식약처, 수산물(식품)은 해양수산부, 외식 프랜차이즈 관할은 산업부로 갈기 갈기 찢어진 현 정책·조직체계론 K푸드의 글로벌화는 커녕 안방을 지키기도 어렵다. 하루빨리 미래산업으로의 인식전환과 총괄기구 설치가 필요하다. 


lee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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