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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현장’과 ‘실험’ 에서 간파하라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현장과 실험을 강조하는 행동경제학의 풍부한 사례를 담은 책이 최근 발간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시카고대의 두 젊은 경제학자가 쓴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유니 그니지, 존 리스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영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앨빈 로스가 “연구실과 현장 사이의 벽을 무너뜨리는 선구적 저서”라고 극찬한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석학들과 언론들의 호평을 받은 책이다.

책의 핵심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가? 그렇다면 현장실험을 실시하라. 위대한 기업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더더욱 현장실험을 실시하라”는 저자의 충고로 요약된다. 인센티브 제도는 생산성을 증대시킬까, 구매를 촉진하는 결정적인 가격정책이 있을까, 학교 폭력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복잡 미묘한 인간 행동의 동기와 결과를 추측하는 무수한 질문에 경제학의 이론 모델과 빅데이터는 답이 될 수 있을까? 저자들은 현실에서 실험을 거쳐 수집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추론한 인과관계는 허튼소리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두 저자는 실험실을 박차고 현장으로 뛰어들어 지난 20년간의 사례와 실험 결과를 모으고 마주한다. 두 저자는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일하고 놀이하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경제현상들을 관찰하며 인간 행동의 숨은 동기를 파헤쳤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와인양조장을 운영하는 조지라는 남자가 유리 그니지에게 와인의 가격을 정해달라고 부탁했다. 유리 그니지는 조지가 10달러로 책정한 와인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몇 주에 걸쳐 날을 바꾸어가며 와인에 각각 10달러, 20달러, 40달러의 가격을 붙였고, 방문객들은 와인을 시음한 후 어떤 와인을 구매할지 결정했다. 조지는 실험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가격이 병당 10달러에서 20달러로 올렸는데 구매하는 사람이 오히려 50% 증가했기 때문이다.”(11장 오늘날의 기업들이 멸종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중)

두 저자의 실험과 사례 분석은 인센티브제도와 남녀 급여의 차이, 성적 향상의 동기, 빈곤 아동의 성취도, 학교폭력 및 아동비만, 장기기증과 지구온난화, 기부금 증대 방법 등 개인에서 기업, 국가,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아우른다.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나는 아주 적은 규모의 실험에서부터 장기적인 대규모의 연구까지 풍부하고 다양한 사례를 담아낸 것이 이 책의 최대 미덕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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