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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리스 힐튼 섹시 댄스 광고, 브라질서 방송금지된 이유는?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지난 2010년 브라질 신끼리오우 그룹은 패리스 힐튼을 모델로 기용해 자사의 데바사 맥주 광고를 제작했다. 이 광고는 1분 정도의 길이로, 몸에 딱 맞고 짧은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성(패리스 힐튼)이 데바사 맥주를 들고 건물 안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맞은편 건물이나 도로, 해변 등에서 남녀의 구분 없이 다수의 사람들이 쳐다보면서 즐거워하는 내용으로 구성이 됐다. 패리스 힐튼이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물이지만, 이 광고는 노출이나 성적 표현에서 비교적 관대한 다른 광고에 비해 선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패리스 힐튼이 비키니 차림도 아니었고 평균적인 수준 이상의신체 접촉이나 성적 암시도 없었다. 그러나 이 광고는 방송금지됐다. 사유는 “광고는 성적인 메시지를 주제로 성적 소구를 이용할 수 없으며 광고모델을 성적 대상으로 다루어서는 안된다’는 자율심의규정상의 조항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왜 여성모델의 가슴이나 둔부를 거의 고스란히 드러내고, 노골적인 엿보기나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 다른 많은 광고들은 놔두고 패리스 힐튼의 광고만 금지가 됐을까? 바로 패리스 힐튼의 이미지가 ‘금발의 백인여성’일 뿐 아니라 상류 계층의 여성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브라질의 상업광고를 통해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 사회를 살펴본 책이 출간됐다. 한국 외대 포르투갈어학과 이승용 교수가 지은 ‘브라질 광고와 문화’(산지니)다.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 사람’과 ‘브라질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저서다. 쉽게 읽히고, 다양한 광고 컷을 실어 볼거리도 많다. 

광고는 어떻게 브라질의 사람들과 사회를 만나는 열쇠가 됐을까? 바로 세계 3대 광고대국이라는 데 비밀이 있다. 광고제작에 소재나 주제 그리고 표현에 대해서 거의 제약이 없다는 점도 한 몫했다. 동성애, 종교, 정치 등 다루기 예민한 소재도 브라질 광고에서는 쉽고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제작돼 공개된 광고는 때로 논란이나 금지처분을 받기도 해 이를 통해 브라질 사회의 통념과 상식, 가치관이 반영되기도 한다. 패리스 힐튼 광고가 대표적이다.

책은 1부 브라질의 약사로부터 시작해 2부에서는 식민지 시대를 거쳐 독립 이후 현대까지의 브라질 광고를 다룬다. 3부에서는 브라질 광고 산업을 개괄하고 4부에선 브라질 광고와 문화를 담았다. 광고를 통해 브라질 사회의 성, 인종, 정치 문제를 들여다보고 브라질 사람들의 삶과 미디어에 대한 태도도 아울러 살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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