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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통한 가계대출 비중 첫 50% 하회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제1금융권인 ‘은행’을 통한 가계대출 비중이 50% 아래로 처음 떨어졌다. 가계대출이 2금융권으로 몰리면서 가계부채 질(質)의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카드사 등의 판매 신용을 뺀 전체 가계대출(967조5536억원) 중 은행 대출(481조2805억원) 비중은 49.7%다.

지난 2002년말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작성 이후 최저이면서, 은행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유는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전성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강화하면서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의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졌다.


최근 이런 경향은 더 뚜렷하다. 중간 정도의 5~6급 신용등급자도 시중은행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1~4등급의 은행 대출은 49% 증가한 반면 5~10등급은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말 통계작성 시작 당시 53.3%였던 은행권 가계대출 비중은 2008년말 60.1%까지 치솟았다. 집값 상승과 함께 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자 이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 감소는 2금융권의 가계대출 비중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의 경우 저축은행, 상호금융, 대부업체 등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실제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말 13.2%에서 올해 3월말 21.6%까지 높아졌다. 저신용(7~10등급) 차주의 대출 중 대부업체를 이용한 비중도 지난해 말 5.7%로, 3년새 1.1%포인트 높아졌다.

2금융권의 가계 대출 비중이 늘면서 가계 부채의 질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은행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에 대한 정책당국의 총량 규제가 풍선효과처럼 저신용자의 대출수요를 2금융권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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