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공약 속에 묻힌 주거복지 - 上> 주거빈곤 청년 서울·수도권 50만명…소득 절반 주거비…대책은 ‘나몰라’
-소외받는 청년주거
공약 대부분 아파트세입자 초점
청년주거 다가구 등은 배제돼



6.4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이 코앞이다. 각 후보들은 지역발전을 내걸고 각종 개발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집세 부담으로 고통받는 주거빈곤층 문제엔 상대적으로 소홀하단 평가다. 특히 청년 등 정책 수혜층 대부분은 여전히 어려운 처지다. 관련 전문가와 해당 유권자 등은 ‘특별한 공약이 없었을 뿐 아니라 (그나마 나온 새 공약도)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꼬집었다.

▶ 달라진 것 없는 3년…여전한 ‘젊은이의 음지’ =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지방 출신 대학생 이재민(가명ㆍ26)씨는 지난 3년 간 이사를 9번 다녔다. 그나마 서울서 주거비가 싼 편인 관악구를 줄곧 전전했다. 하지만 집세는 그에게 넘기 힘든 벽이었다.

2011년 겨울 스스로 마련한 첫 보금자리는 전용 3㎡가량, 월 14만원인 고시원이었다. 인터넷이 불가능했다. 한 달 후 이사한 월 15만원짜리 고시원은 방 40여개에 욕실이 남녀공용 1개였다. 돈이 없어 한 달을 겨우 버텼다. 갈 곳이 없었던 이씨는 학교에서 2개월 간 숙식을 해결키도 했다. 간신히 과외를 구해 현재 서원동의 보증금200만ㆍ월 30만원짜리 옥탑방(전용 12㎡)으로 ‘입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최저주거면적(14㎡)에 못 미치는 주거빈곤 상태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2010년 기준)에 따르면 최저주거면적 미달 혹은 지하ㆍ옥탑에 사는 이들은 전국 579만514명이다. 이 중 20∼34세 청년은 131만 9442명이다. 37.4%(49만4000여명)는 서울에 산다. 특히 이씨는 서울서 5년째 살지만 서울의 주거복지정책 바깥에 머물러 있다. 전입이 불가능해서다.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렵다”며, 가족들은 고향(전남 광주)의 국민임대주택을 자신 명의로 신청해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와 같은 ‘이방인’은 공식통계엔 안 잡힌다. 이들을 더하면 집세 감당할 빚 조차 내기 힘든 서울ㆍ수도권 주거빈곤청년은 50만명을 상회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 파편화 한 공약, 현실감도 제로… = 그러나 청년주거문제를 대비해 주류 정치권이 낸 선거공약은 특별한 게 없다는 지적이다.

변창흠 한국도시연구소장(세종대 행정학과 교수)은 “지방선거 후보들이 주거빈곤 청년층을 상대로 낸 종합대책은 거의 없었다”고 평했다. 변 소장은 “이들은 소득 절반을 주거비로 쓰지만, (정치권은) 그 심각성을 인식치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과거와 달리 부모는 자녀 주거비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청년 대부분이 이 부담을 이기지 못해 사회 초년생부터 사실상 ‘하층민’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새누리당이 지난 4월 발표한 ‘20∼30대 채무자 주택마련 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연장’ 공약 등은 현실감마저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세입자네트워크 팀장은 “결국 빚을 더 내 살 곳을 마련하란 미봉책”이라며 “(특히) 이미 저축은행 등에서 고리로 생활자금을 빌린 청년들에게 이런 대책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종하 서울대 총학생회 주거자문국장도 “세입자 권리보호 공약도 아파트 세입자에만 초점을 맞춘 게 대부분”이라며 “다가구ㆍ오피스텔 등 다양한 주거형태 세입자는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정책 의제 발굴에 힘쓰고 있다. ‘1인 청년가구’가 빠진 현 공공임대 입주자격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한국도시연구소에 따르면 청년 인구가 밀집한 서울의 공공임대 16만8000가구에 사는 청년층은 8375가구로 5%정도다.

윤현종 기자 /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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