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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하 “우리네 삶과 닮은 고양이의 일상, 음악으로 풀어내”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꾹꾹꾹’ ‘갸르릉’ ‘우다다’……. 의성어를 닮은 낯선 이들 3음절 단어는 애묘인(愛猫人)들에겐 매우 익숙한 용어다. ‘꾹꾹꾹’은 고양이가 새끼 때 어미젖을 누르던 습성이 커서도 남은 것을, ‘갸르릉’은 고양이들이 기분 좋은 때 내는 소리를 의미한다. 고양이를 잘 모르는 사람도, 저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애묘인 용어를 제목으로 단 싱어송라이터 모하(Moha)의 노래 속에 묘사된 고양이는 매우 사랑스럽다. 모하의 첫 정규앨범 ‘모하냥’은 고양이를 전면에 내세운 유례없는 앨범이다. 주제가 다소 파격적이면서도 가벼워 보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깃거리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지난 27일 모하를 본사 인근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모하는 “고양이는 매우 독립적이지만 사랑받고 싶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동물”이라며 “저마다 개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꽤 ‘으리’ 있는 친구”라고 고양이에게 찬사를 보냈다.


모하는 지난 200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후 모하는 밴드 스패로우를 결성, 지난 2008년 ‘KT&G 상상마당’ 주최 ‘밴드 인큐베이팅’ 1기에 선정돼 미니앨범을 발표한바 있다. 이밖에도 모하는 이은미, 박지윤, 임정희, 밴드 디어클라우드 등의 세션으로도 참여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을 벌여왔지만, 온전히 자신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이번 앨범이 처음이다.

모하는 “지난 몇 년 동안 그림 등 음악 외의 것에 손을 대기도 했지만, 큰 무대는 작은 무대든 공연을 할 때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음악을 쉬는 동안 직접 키우는 고양이들이 많은 위로가 됐고 자연스럽게 새 앨범의 주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재즈 풍의 화려한 편곡으로 걱정 없이 즐거운 하루를 묘사한 타이틀곡 ‘고양이 춤’과 집주변에 살던 고양이들과의 추억을 담은 ‘길냥이’, 유기 동물 1인칭 시점에서 버려지는 슬픔을 다룬 발라드 ‘나를 버리지 말아요’, 직접 키우는 고양이들의 일상을 그린 ‘미루의 일기’ 등 11곡(보너스트랙 포함)이 수록돼 있다. 따뜻한 물속을 유영하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의 편곡으로 어미 품 속 새끼 고양이의 평화로운 모습을 표현한 ‘꾹꾹꾹’과 방안을 질주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삼바 등 다채로운 리듬으로 유쾌하게 담은 ‘우다다’는 모하의 음악적 역량과 적지 않은 경력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밴드 보드카레인 출신 이해완(기타), 주윤하(베이스)를 비롯해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등 정상급 동료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앨범에 힘을 보탰다. 


모하는 “감정선의 흐름에 따라 앨범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수록곡들을 배치하는데 신경을 썼다”며 “차분하게 시작하는 초반부와는 달리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다양한 장르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듣는 재미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나를 버리지 말아요’의 “쌀쌀한 계절이 지나고 그대의 마음도 녹아서 우리가 즐거웠던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나요”와 ‘우다다’의 “어제가 오늘인지 오늘이 어젠지 쳇바퀴가 도는지 내가 도는지 이렇게 또 한 주가 저물어 가네”와 같은 가사는 단순히 고양이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터이다. ‘나를 버리지 말아요’ 뮤직비디오에는 고양이를 다룬 인기 웹툰 ‘뽀짜툰’의 작가 유리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모하는 “고양이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사람과 닮은 부분이 많아 놀라울 때가 많다”며 “고양이를 주제로 다룬 앨범이지만 결국 평범한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모하는 오는 6월 14일 서울 합정동 LIG아트홀에서 열리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합동 콘서트 ‘홍대 앞 그녀들’에 출연하고, 7월 13일에는 서울 서교동 벨로주에서 단독 콘서트를 벌일 예정이다.

모하는 “이번 앨범만큼 SBS 예능 프로그램 ‘동물농장’에 어울리는 노래들을 담은 앨범도 흔치 않을 것”이라며 “직접 키우는 고양이들을 음악과 함께 ‘동물농장’에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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