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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노인을 위한 영화관에서 孝 문화 확산까지” 김은주 허리우드 클래식 대표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2000원짜리 실버 영화관에서 실버계층을 위한 이발소, 실버 축제 등 노인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

노인들의 천국, 영화 한 편을 2000원에 제공하는 극장이 있다. 바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허리우드 클래식이다. 김은주 허리우드 클래식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이 공간은 유일하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허리우드 클래식은 60, 70년대의 고전영화를 상영해 주는 그야말로 ‘클래식’한 영화관. 스파이더맨, 어벤저스 등 최신 영화보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흑백영화가 더욱 환영받는 고전영화관이다.

영화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던 김 씨는 “어르신들의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영화관은 없을까”를 고민하며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허리우드 클래식을 시작했다. 

김지은 허리우드 극장 대표.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허리우드 클래식은 2009년 1월 극장 문을 연 후 일주일에 한번씩 상영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옛 영화를 제공한다. 좌석은 300석이지만 극장은 늘 만석이고, 계단과 통로에 따로 의자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

물론 사업이 수월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 특성상 인터넷으로 홍보를 할 수도 없는 데다 오래된 영화의 경우 판권을 직접 사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김 대표는 “외국영화의 경우 판권을 사는데 3000만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영화관들이 DVD 등으로 무료 상영을 일삼으면서 김 대표가 판권을 사온 영화가 무용지물이 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다른 영화관에서 아무리 무료로 영화를 상영해도 어르신들은 우리 영화관으로 온다”며 “이 사업은 단순히 옛 영화를 틀어주는 것 이상으로 실버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이 나쁜 어르신들을 위해 자막의 크기를 키우고 극장 입구에 손잡이를 설치한 건 모두 어르신들을 배려한 이 극장만의 서비스다. 또한 영화관 인근에 LP음악을 틀어주는 카페를 운영하며 어르신들에게 영화 이상의 향수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허리우드 클래식과 같은 영화관을 전국 곳곳에 만들어서 노인들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말했다. 그는 “해외에 사는 노인들이 구경하러 올 정도로 그분들은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이 있다”며 “노인들을 위한 이발소, 카페 등 젊은사람들이 가는 곳과 차별화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사업은 6년째 적자지만 하반기부터는 흑자가 예상된다”며 “안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영화관이 확대돼, 어르신들이 서울까지 오지 않고도 옛 영화를 보며 추억을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의 꿈은 실버문화를 효문화로 연계해 해외에 수출하는 것. 김 대표는 “하반기에는 효 상품권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자녀들이 부모에게 문화생활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하고, 아울러 효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된다면 그게 한류 아니겠느냐”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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