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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부들 ‘천연 발효’ 에 눈 뜨다
힐링바람 먹거리 문화까지 확산
고가 불구 매년 두자릿수 성장

백화점 식품코너 천연발효빵 점령
롯데百 ‘브로드카세’ 月 매출 1억원

전통방식 된장 등 천연식품도 인기
현대百 올 매출신장률 15.4%로 급증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코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매대 곳곳을 점령하고 있는 ‘천연 발효’라고 적힌 안내 문구다. 빵을 비롯해 식초류, 간장ㆍ된장류, 조청류 등 발효식품에 ‘천연’을 유독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유기농, 천연발효종 전문빵 브랜드 ‘브로드카세’는 월 매출 1억원을 올릴 정도로 문전성시다.

국민 먹거리에 ‘천연 발효’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바쁜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힐링 문화가 음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 특히 ’천연 발효’ 식재료는 값이 배 이상 비싼 데도 불구하고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빵도 다 같은 빵이 아니다=최근 ‘천연 발효’ 시장의 선두주자는 ‘빵’이다. 홍대의 ‘폴앤폴리나’, ‘브래드05’ 등 천연 발효빵 전문집들은 인기 품목이 나오는 시간대에는 30여분간 줄을 서야 빵 맛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빵 털기’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엔 백화점 식품코너 마저 천연발효 빵이 점령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천연발효빵은 지난 2012년 8.7% 성장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엔 11.4%, 올해 들어선 17.9%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대백화점 역시 천연 발효빵의 매출 신장률은 2012년 11.2%에서 올해엔 17.7%로 껑충 뛰어 올랐다. 


롯데백화점 브로드카세의 경우 최근엔 잠실점, 건대점, 노원점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항산화기능이 강력한 토종 천연발효종을 사용하고, 계량제와 유화제, 첨가물, 색소 등을 첨가하지 않아 일반 빵에 비해 값이 1.3배에서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싼데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입점된 베이커리샵 ‘성심당’도 프랑스의 쉐프를 정기적으로 초청해와 발효빵에 대한 상품 개발 노하우를 공유해 최근 발효빵의 판매 비중이 30% 이상 늘었다.

최고급 프랑스산 밀가루와 유기농 통밀, 호밀을 사용한 천연효모 발효빵 브랜드로 유명한 라몽떼도 지난해 11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똬리를 튼 이후 17.4%의 높은 신장세를 올리고 있다. 직접 배양한 효모종을 사용한 뺑오쇼콜라, 아몬드크로와상, 바게뜨, 올리브치아바타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발효식품에 대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발효 베이커리 매장의 경우 올해 본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2년전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고 말했다.

▶천연 발효 식품 전성시대=최근 천연발효 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롯데백화점 본점은 아예 힐링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화학적이거나 인공적인 방법을 이용하지 않고, 다양한 천연의 재료와 전통방식을 이용한 식초류와 간장ㆍ된장류, 조청류 등의 발효식품을 따로 선보이고 있는 것. 원재료 그대로 항아리에 담아 천천히 발효를 진행시키는 정치배양 방식으로 옛 전통 제조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식초에서부터 최근엔 건강 기능성이 풍부한 솔잎을 발효해 만든 식초까지 제품도 다양하다.

발효식품은 최근엔 디저트 매장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효소 디저트 전문 브랜드 ‘HEU’의 경우 입점 당시 일평균 매출이 50만원 가량에 그쳤지만, 최근 웰빙 디저트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도 우리 유기농 쌀을 김치유산균으로 발효시킨 요구르트 ‘프로바이오닉’의 경우 단번에 건강식품군 중 매출이 상위 20% 이내에 들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천연 발효식품의 인기는 수치상으로도 고스란이 드러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천연발효를 이용한 젓갈류와 장류의 경우 2012년 5.4%에서 올해엔 11.4%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대백화점 역시 2012년에 9.9% 였던 발효식품의 매출 신장률이 올해 들어선 15.4%로 크게 올랐다.

황우연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식품MD팀장은 “최근 웰빙의 개념까지 포괄하는 힐링 트렌드가 음식으로 확대되면서 천연 발효 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번에 입점된 브로드카세나 힐링상품관 처럼 맛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함께 챙길 수 있는 먹거리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고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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