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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전원구조” 오보, MBC 촉발로 드러나
-MBC, 사고당일 경기도교육청 문자 발송 전 11:01 방송사 중 첫 오보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구조 활동에 혼선을 빚게 만든 결정적 오보인 “학생 전원 구조” 보도를 공영방송인 MBC가 시작하고 재난주관방송인 KBS가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경기도교육청이 기자들에게 문자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를 발송하기도 전에 단원고 내부에서 흘러나온 소문을 듣고 성급하게 “학생 전원 구조” 속보를 보도했다. 또 KBS는 다른 방송사들이 ‘학생 전원 구조’가 오보임을 알고 이를 정정하는 보도를 한 이후에 재차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방송해 혼란을 부추겼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학생 전원 구조 보도 경위’에 대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장 먼저 오보를 내보낸 방송은 4월 16일 오전 11시 1분에 보도한 MBC였다.



최근까지 ‘학생 전원 구조’ 오보의 과정은, 11시경 단원고 교사가 단원경찰서의 어떤 경찰관으로부터 ‘학생 전원 구조’ 소식을 전해 듣고, 이 소식을 11시 6분경 단원고에서 학부모들에게 문자로 알린 뒤, 곧 이어 경기도교육청에도 보고해,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이 11시 9분경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됨” 문자를 교육청 출입기자들에게 발송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었다.

하지만 방통심의위를 통해 최민희 의원이 확인한 MBC의 오보 보도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진상은 달랐다.

MBC는 경기도교육청이 기자들에게 문자로 소식을 알리기 전이면서 단원고에서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전에, 방송사 중 가장 먼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전부 구조됐고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라며 미확인 소문을 사실로 단정해 보도했다. 그 직후인 11시 3분경 YTN과 채널A 역시 경기도교육청이 문자를 보내기도 전에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냈고, 11시 6분에 뉴스Y와 TV조선이, 11시 7분에는 SBS, 11시 8분에는 MBN이 오보 대열에 동참했다.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JTBC는 11시 7분에 자막으로 “안산 단원고 “학생 338명 전원 구조”” 오보를 내긴 했으나 동시에 진행자가 “확인은 아직 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이어 기자가 “지금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목포 해경에서 아직 147명으로 확인이 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단원고와 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와 기자들에게 보낸 잘못된 문자가 이번 오보의 원인으로 지목받아 온 것을 뒤집는 새로운 사실로, 재난상황에서 방송들의 무분별한 속보 경쟁이 결정적 원인임이 밝혀진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이 국회에 제출한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문자 발송 경위’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경기도교육청은, 11시 6분경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로 많은 언론에서 전원구조 여부 사실 확인 요청이 쇄도”해, “단원고 보고내용 및 YTN 방송 등을 종합해 폭주하는 기자들 문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언론사드의 오보를 문자로 공식화해 모든 언론이 오보 대열에 가담하게 하는 ‘오보의 확대재생산’을 초래한 것이다.

최민희 의원은 “오보를 첫 생산한 MBC는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 그리고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학생 전원 구조’ 소문을 누구에게 들었는지 오보의 경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KBS 또한 뒤늦게 오보 대열에 동참해 혼란을 키운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모든 방송사는 재난방송 체계를 혁신해 두 번 다시는 이번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은 방송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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