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룸, 오피스텔 임차인대표회의는 어디 없나요?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1.서울 서대문구의 홍익대학교 인근 원룸에서 월세로 생활하는 대학생 민다영(24ㆍ여) 씨는 최근 25명의 입주자들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든다. 관리비 내역 부터 시작해서, 원룸 건물 바닥에 물이 첨벙했던 기억까지 세입자의 권리를 제대로 못누리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2,영등포구의 한 주거용 오피스텔에 사는 박현호(33ㆍ가명)씨 역시 마찬가지다. 금전과 관련된 문제로 주인에게 전화하면, 주인은 “문자로해라“, “문자를 너무 많이 한다. 관리실에서 해결하라”는 말을 했고, 관리실에서는 “관리비 등 돈 문제는 주인이 관리하니 주인에게 이야기하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원룸, 오피스텔 거주 청년 세입자들이 늘면서 주인에 대항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청년주거문제에 주력해온 시민단체 민달팽이 유니온이 원룸 등의 ’임차인대표자회의‘를 추진중이다.

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세입자네트워크 팀장은 “공공주택 소유주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이 법적으로 보장받아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원룸이나 주거형 오피스텔의 경우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모임자체가 없다”면서, “회의 구성으로 주인에 대한 대항력이 조금은 생겨, 임차인들의 권익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우선 지난해 7월 연희동의 SH공사 희망하우징 임대주택 세입자들에게 제안, SH 공사 희망하우징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토록 했다. 현관 비밀번호 문제, 자주고장나는 세탁기 등 대학생입주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임차인 대표회의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30여가구의 대학생 입주자들은 ’대표‘를 뽑고, 집주인인 SH공사에 임차인대표회의가 만들어졌으며 대표가 선출됐음을 알렸다.이들은 SNS를 통해 서로 간의 불만 사항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제안을 용산구 갈현동의 희망하우징, 청년 1인가구가 많은 사당 등으로 확대할 계획에 있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또 임의규정으로 돼 있는 임대주택법상 임차인대표회의 구성에 관한 조항 개정요구도 할 계획이다.임대주택법에 따르면 임차인대표자회의는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 의결권도 없는 상태다. 허만희 서울시 전월세지원센터 상담위원은 ”실질적으로 임차인대표회의가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주인이 인정하지 않으면 별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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