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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ㅡ 칼럼 - 이수곤> 경제에도 상시 위기의식 · 선제대응 필요하다
‘365-1=0’. 한국전력거래소 남호기 이사장의 명함 앞면에 찍혀있는 숫자다. 1년 365일중 하루라도 전력이 들지않으면 나머지 전기가 잘들어온 364일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상시적인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말로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 2011년 대규모 정전이후 남 이사장 본인이 상황실에 상주하는 365일 비상체제에 돌입한 이래 현재까지 큰 사고가 없다.

정전대란 직후 취임한 남 이사장이 직원들에 처음 주문한 것은 ‘전력거래소가 문을 닫는 5대 시나리오’ 작성이었다. 그는 전력거래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긴장 속에서 1년 내내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를 되새겨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선제 대응(경영)의 한 단면이다. 실패사례도 있다. 아날로그 시대 혁신기업의 대명사였던 소니는 기존 기술에 집착하다 디지털 시대의 트렌드를 놓쳤다. 과거의 영광이 미래의 발목을 잡는 ‘레거시(legacy)의 저주’로 막판 소니는 화장품 까지 생산하는 등 집중력을 상실했다. 즉 상시적 위기의식을 망각한 것이다.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기업의 경쟁력은 순식간에 곤두박질 쳤다.

세월호 사고로 대한민국의 위기대응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있다. 후진적인 위기관리 능력은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고있고 국민들은 우리 수준이 이 것 밖에 되지않았나하는 자괴감과 무기력증에 빠져들고있다. 빨리 실패 원인을 찾고 해법을 만들어 하나씩 실천해나가는 동시에 국민들도 제자리로 돌아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법은 상식적이다. 재난이나 위기 대응관련 대원칙을 만들고 액션 플랜을 짜서 확고히 실천해나가야한다. 이런과정에서 ‘상시 위기의식 과 선제대응’이라는 시스템을 접목하면된다. 특히 리더의 솔선수범은 모든 과정에서의 승패를 좌우한다.

무엇보다 세월호 사태는 해상 사고를 넘어서 경제 전반에 주름살을 지게하는 2라운드에 접어들고있다. 후폭풍은 상상 이상으로 가까스로 살아나던 경기마저 꺾고있다. 이제는 경제에 상시 위기의식 과 선제대응 시스템을 적용할 시기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범위 이상의 선제적 경제진작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일상적인 구매까지 줄이는등 소비가 급랭하고있다. 산업현장에선 환율이 떨어져 중소기업들의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있는등 내수·수출이 동시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건설경기가 약간 회복되지만 지방선거, 월드컵 시작되는 6월부턴 분양이 중단되고 휴가철이 이어지는 3분기 초중반까진 산업활동이 저조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2개 분기 연속 저성장이 이어지게된다. 

경제엔진이 식어가는 것을 막기위해선 5, 6월 재정 조기집행과 함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임대소득 과세 보완등을 통한 건설·부동산 경기 진작과 같은 통큰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로 관심 밖이 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정상적인 추진이 중요하다. 위기는 미리 예상하고 선제 대응한다면 더이상 위기가 아니고 오히려 기회가 된다. 

이수곤 소비자경제부장 /lee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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