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 포럼 - 박상근>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 어디서 나오나
유럽 제조업 부가가치 30% 차지
지속적 연구개발 끊임없는 투자
기술인재 양성 - 노사안정도 한몫
우리나라, 獨시스템 벤치마킹을



독일 제조업은 유럽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의 30%를 차지하며 세계시장 수출점유율로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 명품 자동차 메이커 BMW, 폭스바겐, 다임리벤츠가 독일 기업이다. 수많은 부품소재 중소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기록하며 독일 제조업을 이끈다. 이와 같은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

첫째, 지속적 연구개발(R&D) 투자다. 세계에서 R&D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회사는 독일의 폭스바겐이다. 2012년 기준 R&D 투자순위로 본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독일회사가 41개사이고, 한국기업은 13개사에 불과하다.

또한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독일은 6.5%로 한국(3.1%)의 2배를 넘는다. 독일 R&D의 심장은 독일 전역에 구축된 300여개의 ‘산업클러스터’이다. 정부가 클러스터의 밑그림을 그리고 나면, 기업은 산ㆍ학ㆍ연 네트워크를 통해 자생적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왔다.

둘째, 기업경쟁력의 원천, 기술인재 양성이다. 독일에서는 60%의 중ㆍ고교생들이 학교와 현장이 결합된 형태의 직업교육(Dual System)을 통해 전문기술을 습득한다.

BMW는 매년 800여명의 인턴을 훈련시킨다. 이들은 자동차 개발, 제작, 정비 등 12가지 전문 직무별로 기술을 전수받고 졸업 후에 동 분야에 취업한다.

대부분 독일 기업이 이런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75%다. 중고교에서는 대학입시위주의 암기식ㆍ주입식 교육이 이뤄진다.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을 받은 대학 졸업생의 절반 정도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대학문을 나선다.

셋째, 노사안정에 의한 높은 생산성 유지다. 관련 연구기관에 따르면 독일의 노동생산성은 세계 1위, 한국은 8위다. 한국의 시간당 생산성은 32.3달러(30위)로 독일(57.4달러, 7위)에 훨씬 뒤질 뿐 아니라 그리스(32.8달러, 29위)보다도 낮다.

다임리벤츠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상생의 노사합의를 이뤄냈다. 기업이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근로자는 근로시간과 임금인상을 양보하는 방식이었다. 경기침체 속에서 한국의 노사는 통상임금, 시간선택제 일자리,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립 중이다.

넷째, 가족 중심 경영의 장수기업이다. 기업의 평균 수명은 20년인데 독일에는 무려 1500개가 넘는 200년 이상의 장수기업이 존재한다. 이중 상당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기록 중인 강소 중소기업(히든 챔피언)들이다. 장수기업의 이면에는 가족경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정부는 가족경영을 부의 대물림으로 보지 않고 상속 후 일정기간 고용유지 조건만 이행하면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현행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여기에 터무니없이 까다로운 가업상속요건이 장수가족기업 탄생을 가로막는다.

중국 제조업의 추격이 턱밑까지 온 가운데 우리나라는 10여 년째 신수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더 늦기 전에 R&D 투자와 기술인력 양성, 노사안정 등 독일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부품소재 분야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화하는 방법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박상근 세무회계연구소 대표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