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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셰어하우스
입주자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탄성을 내지른다. 널찍한 거실, 푹신한 쇼퍼, 뜰이 내다보이는 통유리와 세련된 인테리어에 피아노까지. “와 너무 좋다”고 들어오는 입주자마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살만한’ 스타급 연예인들인데 말이다. 입주자들이 각자 쓰는 방은 이렇다할 게 없다. 좁은 공간을 두세명씩 쓰다보니 침대 하나씩 들어가면 옴짝달싹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은 전망좋은 거실에 둘러앉아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피아노 연주에 귀 기울이며 주방에서 함께 요리하고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공동 주거생활을 그린 SBS ‘룸메이트’, 올리브 TV ‘셰어하우스’ 얘기다. 입주자 가운데 이종격투기 선수 송가연은 고등학교때부터 혼자 자취를 하다보니 외로워서 입주를 결정했다고 했다.

대안 주거문화인 셰어하우스는 일본에서 10년전부터 폭발적인 인기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지진과 재난, 범죄, 외로운 죽음 등이 빈번해지면서 타인과 생활의 일정부분을 공유하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셰어하우스는 무엇보다 커뮤니티 공간에 초점이 맞춰진다. 장서가 가득한 북카페, 함께 요리하고 식사할 수 있는 주방과 식탁, 영화를 감상하거나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기 좋은 공간 등 형태가 다양하다. 이런 셰어하우스가 최근 국내에서도 초관심사다. 이는 무엇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젊은 층의 결혼 지연과 이혼 증가 등 4명에 한명꼴로 1인 가구인데 우리의 주거형태는 여전히 4인가족 중심이다. 오피스텔이나 원룸이 집중적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커뮤니티가 강조된 주거형태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한 전문업체의 셰어하우스는 대기자가 수천명에 이를 정도로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고 있다. 옆에서 기척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위로를 받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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