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장용동의 파워 부동산> 주택중심 건설 위험산업화…기술집약 거듭나야
[헤럴드경제=장용동 대기자]도급순위 35위권의 벽산건설 파산에 이어 대한전선계열의 TEC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되는 등 건설업계의 붕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G건설 등 대형업체의 위기설까지 나돌면서 업계는 더욱 뒤숭숭한 상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줄곧 건설경영이 악화되면서 투자가능등급 기업이 24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나마 물량부족에 수익성악화가 겹치면서 한계상황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부도업체가 중견 및 중소업체중심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대형건설사가 타킷이 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더하다. A대형업체의 경우 연내 1조원규모의 자금을 충당해야한다느니 그룹내 건설 업체를 하나로 구조조정한다는 소문이 무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환경이 다소 회복되고 있으나 이마져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해외 플랜트공사 등으로 연명해 왔으나 이 역시 덤핑수주와 함께 클레임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기이후 너도나도 해외공사수주에 나섰으나 이제는 해외공사가 되레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지속되고 있는 건설산업의 붕괴를 막고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리기위해서는 건설산업의 미래비젼이 속히 마련되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고 삽질경제라고 할 정도로 토목중심의 경기 살리기 정책을 펼쳐 왔던 정부가 이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여건도 안된다. 국민 복지에 예산이 집중투입 여파로 국책사업이 크게 위축된데다 국민적 시선이 곱지않아 제동이 걸렸다. 자금회전 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건설산업계의 장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져가는 이유다.

◆ 중견, 중소기업 대량 정리, 올들어 대기업에 관심 = 신용평가 기준 투자등급 24개 건설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는 줄어들고 있으나 차입금합계가 급증,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건설사의 PF규모는 30조원대에 달했다.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되고 청산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22조원대로 줄었으며 올들어서도 꾸준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총차입금은 2008년 19조원대에서 무려 30조원대로 증가했으며 여기에 PF규모까지 합해지면 무려 52조원대의 채무를 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경영이 극도로 취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위 디레버리징을 못한 것으로 부외금융(簿外金融)이 내부화되어면서 건설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건설업계 붕괴가 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투자등급회사의 지난 2009년 단기성 차입비중은 51.5%에 달했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70%대를 넘어섰다.

A등급이상에서는 계열사 도움으로 리파이낸싱에 어려움이 덜하겠지만 BBB등급에서는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도 도미노가 언제터질지 모를 위기의 연속이다. 더구나 금융권이 최근 몇 년간 건설업에 대한 대출 정책을 강화하면서 대출 규모가 감소,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험은 그만큼 더 높아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대한건설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은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6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43조2000억원으로 26조4000억원(37.9%)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침체, 공공발주 감소 등 시장불안요인으로 상존, 금융권 대출이 극도로 보수적으로 이뤄진 결과다.

18개사의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외에 대형업체의 위기설이 새롭게 부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성장성 등 4대 지표 악화, 지속 경영악화 불가피= 건설산업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성장·수익·안정성·현금흐름’의 4대지표가 일제히 하락,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내 상장건설사와 주요 비상장건설사 83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2013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의 매출액증가율, 매출액영업이익률, 부채비율, 현금흐름보상비율 등이 하향 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0.74%로 전년(3.55%)보다 크게 둔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어온 건설사의 성장세가 사실상 멈춰선 셈이다. 공사일감이 줄어드니 당연한 결과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을 비롯해 매출액세전순이익률, 매출액순이익률, 이자보상비율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2012년 0.78%였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작년 -1.16%로 하락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매출액세전순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은 각각 -4.82%, -4.52%로 전년(-3.38%·-3.83%) 대비 악화됐다.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도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하락하면서 40.80%에서 –65.07%로 추락, 심각성을 더해준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 비율 역시 209.94%로 전년 203.20%보다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도 26.21%에서 28.02%로 상승,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고 재무활동으로 현금을 조달, 경영불확실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공사 미수금, PF현장의 공사지연 장기화, 재건축 선투입부담 등으로 AA등급에서는 매출채권이 증가하고 BBB등급에서는 대여금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해외공사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 역시 대형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덤핑수주후 공사관리시스템마져 부실, 적자시공이 크게 늘고 있으며 이로인해 해외사업장마다 비상이다.

◆ 해외 돌파구, 정부 지원 및 구조조정 선도적으로 진행해야= 올들어 건설수주는 다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건설수주는 전년대비 10.0% 감소한 91조3,000억원규모에 달한데 이어 올들어 공공중심으로 발주가 증가, 다소 긍정적이다.

토목수주가 늘어나고 민간주택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투자 또한 바닥을 치고 올라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2012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2010년 1분기부터 2012년 4분기까지 11분기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세로 전환했다. 주택거래가 소폭 늘어나는 가운데 발전소와 플랜트 기성의 진척과 추경예산안에 따른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증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일감증가와 부동산 경기회복은 오래갈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따라서 정부의 건설산업 합리화방안이 조속히 수립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업체수를 줄이기 위한 대안이 적극적으로 마련되고 소수지원체제와 업무 및 인력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어야한다.

아울러 산업구조의 틀이 바뀌는 만큼 수요의 회복만을 기다릴수 없다. 주택중심에서 벗어나 전자 등과의 융복합체제를 마련,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가속화시키고 새로운 영역의 개척이뤄져야한다. 또 궁긍적으로는 해외에서 승부를 띠울 대안마련도 시급하다.

공종별로 전문분야에 집중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M&A를 통한 아웃소싱도 적극 검토, 전략적 우위전략을 선도적으로 마련치않으면 현재 일본이 20년째 겪고 있는 건설산업의 붕괴여파를 우리도 답습할 수밖에 없다.

생존전략차원의 전략마련이 시급하다. 건설사들은 건설산업 저성장이 몰고 올 위기가 건설산업과 전 산업계를 넘어 국가 경제의 위기를 초래할수도 있다. 건설업계가 정부와 금융 당국, 금융권 등에 호소하는 건설산업의 미래 비젼이 내수에 더 많은 폐해를 끼치기전에 선두적으로 속히 마련되어야한다.

/ch10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