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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 든든한 버팀목, 김용태 민예총 前 이사장 별세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문화예술계 든든한 버팀목이자 일꾼이었던 김용태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약칭 민예총) 이사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김용태 전 민예총 이사장.


문화예술계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용태 형’으로 불리며 문화계의 궂은 일을 도맡아했던 그는 지병으로 투병해오다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다.

김 이사장은 1979년 민중미술 공동체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으로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화가로 출발했지만 자신의 작업은 뒤로 밀어두고, 일꾼이 부족한 민중미술계에서 활동가로 현장을 누벼왔다.

민중문화운동협의회 운영위원(1984년), 민족미술협의회 초대 사무국장(1985년), 민예총 초대 사무처장(1988년), ‘코리아통일미술전’ 남측 단장(1993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2002년), 6·15 공동선언 남측위원회 공동대표(2005년) 등을 역임한 김 이사장은 서슬퍼런 군부 독재시기에도 올곧은 목소리를 내며 사회참여적 문화운동가로 종횡무진해왔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주둥이로만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은 용태 형 앞에서 맥을 못 췄다. 먹물냄새만 풍기는 이에겐 막걸리 주전자가 여지없이 날아가곤 했다. 그래도 될 정도로 그는 모두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백기완 씨는 “김용태 선생, 그러면 나는 이내 대륙이 떠오른다. 그의 주머니는 늘 열려 있다. 닫힌 적이 없었다. 그의 눈도 늘 열려 있다. 자고 나면 펼쳐지는 내일을 넘어, 끝없는 미래를 헤아리는 그의 마음을 보시라. 김용태 선생은 마땅히 들풀임을 살아왔다. 짓밟힐수록 고개를 들어온 그의 한 살매(일생)를 보시라”고 고인을 평했다.

고인이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자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김용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용사모)을 만들고, 그의 활동상, 인간 됨됨이 등을 돌아보는 책 ‘산포도 사랑 용태형’을 공동 출간하기도 했다. 강요배 임옥상 등 작가 43명은 지난 3월 작품 100여 점을 내놓고,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함께 가는 길’ 전시회와 특별경매를 열며 그를 응원한바 있다. 

강요배가 그린 김용태 선생 초상.


김 전 이사장은 오랜 벗들이 마련한 출판기념회와 전시회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한 뒤 “여한이 없다. 이제 마음의 준비가 됐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장례는 ‘민족예술인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김정헌 서울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애주 전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영애 씨와 딸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8일 오전 7시. 02-2227-7584.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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