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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뉴얼 대로 하지 못한 지상파 세월호 보도, 여성민우회 분석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세월호 침몰 사고의 끔직한 피해를 키운 키운 배경에는 해경의 소극적 구조 활동, 진도 관제센터의 안이한 대응, 일원화 되고 체계가 잡힌 국가재난구조 시스템 부재 등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부의 부실 대응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빠르고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독려해서 더 많은 인명피해를 줄여야 할 책임을 가진 언론은 정부 발표를 검증 없이 보도하고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구조자 및 실종자 가족들의 인권침해성 보도를 하는 등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어떤 매체 보다 재난 방송을 잘 보도해야 할 의무를 가진 지상파 방송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상파 방송에서 온종일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양의 기사는 현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목소리와 달라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혼란과 불안, 분노만 가중시켰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에서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4월 16일 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를 모니터링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해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시간 때우기 식 돌고 도는 반복 보도

지상파 방송사는 메인 뉴스를 통해 이번 세월호 사고에 대해 일주일 동안 KBS는 380건, MBC는 407건, SBS는 337건 등 총 1,124건의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이 중 가장 많은 기사 내용은 구조 상황에 대한 것으로 전체 292건, 26%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기타를 제외하고 사고 현황 및 내용(173건, 15.4%)에 대한 기사이다. 다음으로는 이번 사고를 낸 장본인인 세월호 선원들과 청해진 해운에 대한 기사가 118건으로 많았으며 그 뒤를 잇는 보도는 정부 대응(115건, 10.3%)이었다. 그러나 그 보도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방송하고 있었다. KBS의 경우 16일 세월호 관련 보도가 총 59건인데 이중 절반정도인 27개가 같은 내용이었다. 17일의 경우에도 총 70건의 관련 보도 중에서 15건이 같은 내용이었다. MBC의 경우에도 16일의 경우 총 64건 중 30건이 같은 보도였으며 17일의 경우 62건 중 6건이 같은 내용이었다. SBS도 다르지 않다. 16일의 경우 총 52건의 보도 중 20건이 같은 내용이었으며 17일은 55건 중 13개건이 같은 보도였다. 이는 명백히 시간 때우기 식 과잉 보도이며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재난 피로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반복적인 사고 장면과 지지부진한 구조 현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불안과 슬픔, 분노가 더욱 커지게 된다.

▶세월호 측만 잘못? 정부는 잘못 없나

정부의 무능한 사고 대응에 대한 비판은 사고 발생 1주일이 지나도 지상파 방송에서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성, 청해진 해운의 안전 불감증, 유병언 회장 일가 등에 책임을 모두 떠넘기는 듯한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다.

세월호 선장 및 청해진 해운 관련 보도(118건)가 정부 대응 보도(115건)와 비슷한데 세월호와 청해진 해운 관련 보도는 이들에 대한 비판 기사가 주를 이루었으나 정부 대응 보도는 거의 구조 및 수색 계획 발표였다. 결국 이러한 보도는 이번 사고의 모든 문제는 세월호와 청해진 측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정부의 잘못을 가려주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세월호 선원 및 청해진 해운 관련 보도와 정부 대응 보도를 날짜별로 봤을 때 더 확연히 나타난다. 날짜가 지난 수록 정부 대응에 대한 보도 건수는 줄고 세월호 선장 및 청해진 해운 관련 보도 건수는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사고 발생 일주일이 되가는 시점인 22일에는 정부 대응 관련 건수는 3건 미만이었으며 세월호 관련 건수는 많게는 10건 까지 보도 되었다. 이러한 보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잘못을 세월호 선원들과 청해진 해운, 유병언 일가에게 떠넘기면서 정부의 무책임성을 축소시켜 보이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정부의 전시성 구조 현황의 나팔수 역할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지상파 모두 구조 상황 및 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런데 그 내용은 현재 구조 작업 현황, 구조 작업 여건의 어려움(기상악화, 유속의 빠름 등), 구조 인력 및 장비 투입 현황 등 보도 양에 비해 빈약하며 이마저도 거의 정부 발표에만 의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연일 “잠수부 512명, 헬기 29대, 함정 171척 투입” 등과 같이 대대적인 구조 계획을 발표 하면 검증 없이 이를 그대로 보도 하였다.

심지어 KBS는 배안에 구조 인력이 들어가지도 않았음에도 ‘투입된 경비함정만 81척, 헬기 15대가 동원됐고, 2백 명에 가까운 구조인력이 배 안팎에서 구조작업을 벌였다’는 보도를 했다. 현장 상황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은 이러한 보도만을 보고 정부가 정말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이렇게 대대적인 구조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었기 때문에 곧 많은 인명이 구조 될 것이 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인명 구조 소식을 들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은 날씨와 바다 탓만 하는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기는커녕 스스로 얼마나 물살이 센지 들어가 보며(SBS 4/18 <직접 본 맹골 수도.. 줄잡지 않고는 못 떠 있어>, KBS <사고 해력 들어가 보니…“거친 물살”뿐>) 이를 증명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또한 더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 했다는 정부 발표를 반복적으로 내보내면서 시청자들을 우롱하였다.

이렇듯 지상파 방송이 정부의 발표를 앵무새처럼 보도 하는 동안 몇몇 실종자 가족의 인터뷰와 이후 세월호 사고를 담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는 그저 정부 발표일 뿐이고 실제는 이들이 모두 구조 작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속속 드러났다. 심지어 한 민간잠수 업체에 의해 구조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는 억장이 무너지는 보도는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이 구조 작업에 눈과 귀를 닫고 있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정확하게 구조 상황을 전해야 할 지상파 방송이 정부의 전시성 부풀리기 발표를 그대로 전하면서 ‘대기’라는 말 대신 ‘투입’이라는 단어를 써서 500명 이상의 잠수부 들이 실제로 물속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시청자를 호도케 하였다. 이러한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과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 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의 불신을 키우게 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구조 상황과 관련해 정부 발표를 그대로 전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같은 날 다른 내용의 방송을 하기도 하였다.

▶결론을 대신하여 : 지상파 방송은 매뉴얼대로 했나

이 밖에도 사고 순간을 CG로 만들어서 반복적으로 내보내면서 실종자 가족의 가슴을 멍들게 하거나 구조자와 실종자 가족의 모습을 마구 영상으로 내보내는 선정적인 화면 구성이 있었다. 또한 정부의 오락가락 발표를 그대로 받아 보도하면서 스스로의 반성 없이 재난구조 시스템 없는 정부만을 비난 하는 등 문제를 보여주었다.

이번 사고가 정말 대형 사고이기 때문에 방송사도 정신없이 특보를 편성해서 보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 종일 하는 특보와는 달리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는 사고 현장의 상황을 속보성이 아닌 정확성을 가지고 정돈된 보도를 했어야만 했다.

겁먹은 6세 생존 아동을 가운데에 몰아넣고 기자들이 둘러서서 마구 카메라를 눌러대며 그 가족이 함께 손을 잡고 행복한 모습으로 세월호에 오르는 CCTV를 내보내고 희생자 아이들의 학교로 찾아가 사물함에서 노트를 꺼내 보여주면서 사고 낸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게 왜 매뉴얼대로 하지 않았는지를 추궁할 수 있는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의 얼굴을 공개했다가 다시 모자이크 처리해서 보여주기를 반복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원칙 없음은 정말 재난 보도와 관련한 매뉴얼이 있기는 한지 묻고 싶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결론에서 재난 및 사고 보도에 대해 몇가지 보도준칙을 강조했다.

-정확하고 사실적인 보도를 할 것

-피해자 입장에서 보도 할 것

-사고 당시의 모습을 CG 등으로 만들어 보여주면서 선정적 보도를 하지 말 것

-사망자, 피해자, 유가족 등 관계자들의 인권 침해적 취재를 하지 말 것


/wp@heraldcorp.com



[정정 보도문]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헤럴드경제]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기사 보도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 측에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문을 보내왔습니다.

1.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은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살인집단 연루성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를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가르치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에서 보낸 공식문서와 설교들을 확인한 결과 교리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5.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관계와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과 유착관계가 없었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6.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지난 10월 검찰이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하였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호’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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