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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 - 장용동> 아파트 원정투기 유감, 세월호 선원 뒷모습?
아파트 분양시장 완판단지 속출
시장 왜곡 투기세력들도 꿈틀
학생둔채 배떠난 선장과 닮은꼴
계약률 투명공개 등 검토해야



세월호 참사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겁다. 청약 경쟁율이 수백대 1까지 치솟고 계약률이 100%에 달하는 이른바 완판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서 분양된 A아파트의 경우 최고 153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부산에서만 아파트 청약이 호조를 보이는게 아니다. 최근 대구에서 공급된 B아파트도 최고 107대 1의 치열한 청약경쟁이 빚어졌으며 지난달 분양된 또 다른 C아파트 역시 3만명이 몰리는 기현상을 빚었다. 공무원들의 입주가 시작된 세종시, 나주 등 지방 혁신도시에서 공급되는 분양 아파트를 비롯해 심지어 침체 늪이 깊었던 수도권에서 조차 동탄2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완판단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발생전 일들이라고 치부할수 있지만 집값이 천정부지로 타오르던 지난 2006년, 집값호황기와 별 다를게 없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같은 여파가 얼마나 더 갈지, 자칫 급락장세를 보이지나 않을지 하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방권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가비율이 90%이르는 곳까지 생겨날 정도다. 더구나 낡은 아파트를 팔고 첨단화되고 기능화되어가는 자연친화적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교체수요까지 가세, 분양시장이 급격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에 무려 15만5000가구를 넘어섰던 미분양아파트가 6년만에 4만8000가구 수준으로 급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의 자가주택지원정책과 규제완화,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에 기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같은 청약시장 호조세의 이면에 구시대적 파렴치한 행태가 끼어있다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분양시장을 왜곡시키고 현혹시키는 가수요가 상당수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포착되기 때문이다. 일부 분양대행업체들을 끼고 움직이는 투기세력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원정, 청약경쟁율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시대착오적 투기악령이 되살아 나고 있는 것이다.

순위권내에서 치열한 청약경쟁이 유발되면 해당 아파트의 인기가 상승, 분양권에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이같은 청약시장 시스템적 오류로 소비자는 눈을 뜨고 당하고 투기꾼은 단기에 수천만대의 분양권 전매 프리미엄을 챙긴다. 이는 분양권 전매에서 확인되고 있다.

1순위 청약에서 3만2000명이 몰렸던 대구의 B, C 아파트의 경우 계약시작 보름만에 30%정도가 전매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리미엄이 보기드물게 최고 3000만원 정도 형성된 것도 원정투기세력의 개입의혹을 더해주는 요인이다. 지난해말 분양된 울산 D아파트는 계약후 4개월만에 전체가구수의 80%가 전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수요자는 아파트를 분양받을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비싼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웃지못할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구시대적 원정투기세력을 엄단하되 분양보증주체인 대한주택보증 등을 통해 계약률을 투명하게 공개,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대안도 검토해봄직하다. 더구나 주택시장은 기존주택시장이 움직인후 후행적으로 신규분양시장이 연동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에 온 국민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은 사명도 의무도 저버린 선장과 선원의 이기주의적 파렴치한 행위 때문이다. 아파트 청약의 뒤그늘에 숨어있는 원정투기꾼이야말로 그들과 다름이 없다. 이제 모두가 구습을 벗고 환골탈태할 시점이다.

장용동 대기자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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