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요광장 - 강성원> 공공기관 정상화, 회계정보 공개부터
2005년 도입 ‘알리오시스템’
전문가들 조차 “처음 듣는다”
대부분 감사보고서도 공개 안해
국민이 주인…회계투명성 시급


한국처럼 민간기업의 경영 실적과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도 드물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칭찬했다는 높은 인터넷 보급률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의 ‘다트(DART)’, 한국거래소의 ‘상장공시시스템(KIND)’ 같은 기업공시시스템 등 기본적인 인프라와 공시제도가 훌륭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어우러지며 빚어낸 결과다.

그러면 우리 공공기관들의 정보공개 수준은 과연 어느 수준일까. 공공기관 역시 통합공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바로 ‘공공기관 알리오시스템(www.alio.go.kr)’이다.

공공기관용 ‘다트’라고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공공기관의 경영현황을 일반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에 의한 상시 감독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005년 12월 처음 도입됐다. 우리나라 전체 약 300여개 공공기관들의 기본 경영정보가 모두 망라돼 있다.

알리오의 활용정도는 어떨까. 주변의 회계사들에게 알리오 시스템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봤다. 하지만 대부분 ‘처음 듣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시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공인회계사들이 이렇다면 일반 국민들은 어떨까 자못 걱정스럽다. 지금부터라도 알리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많은 국민들이 이 시스템을 통해 공공기관의 경영현황을 잘 알도록 하자는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릴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의 주인이 주주들이라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은 사실상 국민 모두가 주인이다.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는 주주가 따로 있는 민간기업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더 많이 제공돼야 함은 당연하다.

현실은 어떤가. 아쉽게도 민간기업이 공공기관보다 더 많은 회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오와 다트 시스템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회계정보 중에서 가장 기본인 감사보고서는 상장회사든 비상장회사든 모두 공시한다.

반면 대부분 공공기관들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혹시 공공기관들이 회계감사를 받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모든 공기업 및 준 정부기관은 매년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공공기관 알리오 시스템이나 해당 공공기관의 개별 홈페이지 어느 곳에서도 감사보고서는 물론 감사의견이 어떤 것인지조차 전혀 정보를 얻을 수 없다.

공공기관이 부실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공공기관들이 경영정보나 재무상태 정보들을 제때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주인인 국민이 공공기관의 경영을 감시하지 못해 방치된 측면도 크다.

오늘날 공공기관의 회계투명성 확보는 시대적 사명으로 중요한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도 공공기관의 회계투명성 확보가 국가경쟁력 강화로 직결되고,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서도 당연한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부터 1년에 한번 하던 공기업 결산정보를 반기결산까지 공개하고, 공공기관의 수입항목도 더 자세히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여기서 안주하면 안된다. 현재 공공기관 회계정보 공개수준이 과연 적절한지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기업이 국민생활과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고려해 반기 결산정보도 상장법인이 하는 것처럼 반기마다 회계감사 또는 회계검토를 받도록 해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한다.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