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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 “익숙한 것과의 결별…해외투자는 필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위기’, ‘실망’ 등 부정적인 낱말을 입에 올리면서도 환한 표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탱탱한 멜빵이 강 대표를 한시도 축 늘어져 있게 허락하지 않은 것 같았다. 위기와 함께 기회를 말하는 강 대표는 맥없이 흘러내릴 것 같은 한국 자본시장을 든든히 끌어당겨줄 ‘새 멜빵’을 이미 찾은 듯 보였다.

강 대표는 당분간 국내 증시가 좁은 박스권에 갇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수익률이 제로(0)인 상황이다. 이는 국내 경제의 뚜렷한 성장동력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따라서 어닝 모멘텀으로 투자 기회를 찾기 힘들어졌다. 국내 증시 순이익은 2010년대 들어 90조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고 밸류에이션을 높여줄만한 배당성향 증가와 같은 움직임도 부족하다. 


여기까지는 강 대표의 우울한 현실 인식이다. 중요한 건 그 속에서 투자 기회를 어떻게 찾느냐이다. 그는 개별기업들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그로 인한 상장사들의 자리바꿈을 주목했다. 시장은 잔잔한 호수의 표면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속에선 소용돌이가 치고 있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20년’ 동안 일본 주가는 꼼짝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성장을 못하거나 주가가 멈춰선 건 아니죠. 그런 환경에서 일본의 유명 의류 브랜드
인 유니클로가 나왔지 않습니까?”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 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성장률이 떨어지면 해외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건 필연적”이라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한국이 바로 그 차례다. 해외투자를 단순한 자산증식이 아닌 국부증대의 맥락에서 해석했다. 달러 기반 우량 자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웬만한 글로벌 위기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운용력에 대한 불신, 2007~2008년 이머징 투자 실패 이후 생긴 트라우마 등으로 해외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강 대표는 자책하고 자성했다. “지금 투자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챙기는 운용사들이 대체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과거 시장 성과가 좋아 나온 수익을 자신의 실력으로 착각한 것은 아닌지, 투자의 방향성과 방법론이 성장 모멘텀으로 치우쳐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강 대표는 아픈 고백을 했다.

그래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올해 화두로 삼았다. “시장이 변하고 고객과 경쟁자가 달라졌습니다.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를 극복하려면 투자밖에 없습니다. 예금과 부동산으로 쏠린 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돼려면 운용사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올해 초 공모형으로 국내에 처음 출시한 ‘한화에너지인프라MLP 특별자산펀드’가 대표적이다. 또 펀드 라인업은 단순화하면서 차별화된 상품으로 고객이 원하는 수익을 내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전략도 세웠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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