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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에 대한 EU 경제제재 ‘기업 로비’에 ‘흔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유럽연합(EU)이 ‘기업 로비’ 장벽을 뛰어넘어 러시아에 재갈을 물릴수 있을까.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28개국 집합체인 EU는 각국에서 기업 로비가 치열해 ‘적전분열’이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보복에 나서면 쓰라린 댓가를 치러야한다고 경고하는 기업들의 ‘엄호’ 속에서 러시아에 더 강한 제재를 부과하려는 해결책에 금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BP(왼쪽)와 러시아 로즈네프티가 2012년 지분인수 계약을 하는 역사적 순간.

EU가 추가 제제안을 실행하려면 28개국 회원국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각국 정부는 러시아의 ‘보복성’ 어퍼컷을 걱정하는 자국 기업들의 로비에 직면해 선뜻 제재에 찬성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예컨대 독일 화학그룹 바스프, 이탈리아 석유가스공사 에니(Eni), 영국 석유회사 BP 등 각국 ‘국가대표급’ 에너지 기업들이 러시아 제재 반대편에 서 있다. 이들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 국영석유회사 로즈네프트와 밀착적 관계를 맺고 있다. 에니는 가스프롬으로부터 전체 가스 수입량의 30%를 공급받고 있고, BP는 로즈네트프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BP는 영국 총리와 장관 등을 만나 EU 제재 부과시 러시아와 관계 악화, 반사적 타격 등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FT는 영국 정부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 밖에 영국과 키프로스에선 금융부문 리스크가 걱정꺼리다. 러시아인 계좌 비중이 커, 제제 뒤 막대한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EU 선임급 관료는 FT에 “회원국들이 단합할까? 아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안토니오 타자니 EU 집행위원회의 산업담당 부의장은 “우리는 미국이 아니다. 셰일가스도 없도, 제재하려면 우리 기업들이 많이 다치게 된다”고 기업들의 우려에 동조했다.

러시아와의 무역규모가 EU 보단 적고,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도 낮은 미국은 조만간 추가제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날 AP통신은 미국이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평화회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미국, EU, 우크라이나 등 4자가 만나는 이번 회담이 아무런 결실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일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공개적 지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부통령이 다음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할 예정이며, 앞서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주말 긴밀히 키예프를 방문한 사실이 러시아 언론에 의해 공개된 바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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