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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대 혁신의 핵심은 산학협력 강화
정부가 공과대학을 혁신하겠다며 팔을 걷어부쳤다. 실용성 강화가 핵심이다. 그동안 우리 공대 교수들은 논문 쓰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다보니 교육이 이론적으로 치우친 면이 많았다. 이를 바로 잡아 연구와 실무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교육 시스템을 확 바꾸자는 것이다. 앞으로 50년, 100년 먹고 살 미래 기술은 유능한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처럼 창의력 넘치는 청년들이 창업 공간에서 활보토록 해야 한다. 그 인력을 공대가 배출해야 한다. 그만큼 공대 교육이 중요하고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공대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이 공대 개혁을 주문했으니 거는 기대가 크다.

실제 우리 공대 교육이 실용성과 거리가 멀다. 인구 1만명 당 4년제 공대 졸업생은 한국이 10.9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독일(5.5명), 미국(3.3명) 등 선진국보다 월등히 많다. 그러나 정작 산업현장에서는 관련 기술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도 그럴 게 우리 공대 학생들은 전공 필수 과목 이수율이 50%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론으로 배우고 적당히 학점을 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국 스탠퍼드대의 경우 공대 전공필수 비중이 81%에 이른다. 질과 양 모두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 공대도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공대 개혁 방안은 그런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우선 산업체 경력자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 논문이 없어도 공대 교수가 될 수 있도록 길을 연 것은 커다란 진전이다. 이론 위주의 교육을 현장 중심으로 바꾸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재정지원사업평가나 교수 평가에 실용성을 대폭 강조한 것도 반갑다. SCI논문은 물론 매우 중요하다. 다만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공대 교육 자체가 왜곡된 것이다. 공대 개혁은 교수들의 인식 전환이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 공대를 혁신하기 어렵다. 정부와 기업이 대학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산학협력을 통해 공대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독일의 아헨공대는 무려 3000개 이상 기업과 산학협동 계약을 맺고 있으며 260개 부설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젝트는 기업과 공동으로 이뤄진다. 생산현장이나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은 연구과제는 물론 교과 과정에 포함되고, 여기서 개발된 신기술은 곧바로 현장에서 적용된다. 세계 최고 경쟁력의 독일 기술의 원천은 대학이고 산학협동인 셈이다. 기업이 함께 해야 공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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