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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자 하루 4만6000명 몰렸다
봄 분양시장 현장 가보니…
견본주택엔 떴다방도 속속 등장
금융결제원 청약사이트도 ‘다운’

대구 ‘오페라…’ 84㎡형 105.2대 1
고덕 래미안도 모두 1순위 마감

목돈없는 실수요들 대거 몰려
분양시장 과열양상 조짐도


봄 분양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각 견본주택에는 수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청약경쟁률이 최고 수백대 1을 넘나들고 있다. 견본주택엔 ‘투기 열풍’의 상징인 떴다방이 속속 등장하고, 장롱속에 잠자던 청약통장도 아파트 청약을 위해 줄줄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아파트 분양시장이 2014년 봄을 맞아 ‘과열현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조심스러운 진단이다.

10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청약사이트 ‘아파트투유’(www.apt2you.com) 홈페이지가 느닷없이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날 진행됐던 전국 4개단지의 1ㆍ2순위 청약접수를 위해 사람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1ㆍ2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4개 단지, 3241가구에는 총 4만6811명이 청약했다. 특히지방 분양물량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 대구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에는 409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만 3만1436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만 76.86대1에 달했다. 203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84㎡형엔 지역주민만 2만1362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인 105.2대1을 기록했다.

최근 지방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은 대구 주택시장이다. 최근 청약접수를 한 침산동 ‘침산 화성파크드림’(38.4대1), 북죽곡 ‘엠코타운 더 솔레뉴’(12.7대1) 등이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호반건설이 천안 아산탕정지구에 공급하는 ‘천안 불당 호반베르디움’도 이날 905가구 모집에 1만3734명이 몰려 평균 15.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두 마감됐다. 전용 84㎡형은 213가구 모집에 6562명이 청약해 30.8대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 분양 단지도 꽤 성공적이었다.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1097가구 모집에 1238명이 청약해 평균 1.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개 주택형을 선보인 전용면적 85㎡형은 D형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대형 물량인 펜트하우스(전용면적 141~192㎡) 4가구에도 16명의 청약자가 지원했다. 


이 아파트 인근 ‘고덕 아이파크’가 2009년 분양을 시작해 최근까지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아 ‘할인분양’을 하는 등 고전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상국 삼성물산 마케팅팀장은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사전 대기 접수를 받은 예약자만 3000여명에 달한다”며 “3순위에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어렵지 않게 순위내 마감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3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강남구 역삼동 ‘역삼자이’도 86가구 모집에 155명이 몰려 평균 1.8대1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강남의 전용면적 114㎡형 중대형 단지로 3.3㎡당 3150만원 정도의 고가 주택이지만 모처럼 순위내에 청약을 끝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기존 매매시장보다 분양시장을 선호하면서 분양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석한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분양은 당장 목돈이 필요하지 않고 일단 청약하고 장기적으로 금융권을 활용한 자금마련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대거 줄인 데 따른 반사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최근 4~5년간 청약통장을 아껴온 실수요자들이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줄어들자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에 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인 상황에서 분양가가 싸고 입지가 좋은 곳에는 사람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오는 6월 국회에서 임대주택 과세 방침에 대한 방향이 확정돼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매매시장에 기대감이 커지면 분양시장은 더 활기를 띨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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