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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회사 최대경쟁자…스타벅스 · 알리바바
KB금융지주 경영硏 분석
스타벅스 결제고객 3분의 1은
신용카드대신 충전카드로

中알리바바, MMF수탁고 1위
국내 카카오도 결제서비스

신용카드 대신 상품권을 쓴지 오래됐다. 중개업소를 직접 찾지 않고 인터넷에서 부동산 매물이나 가격을 검색한다.

이처럼 경쟁은 같은 업종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다. 위협적인 경쟁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업들이 레드오션(이미 잘 알려진 시장)에서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제휴를 뛰어넘어 아예 다른 업종의 한구석에서 가게를 차린 뒤 기존 시장을 잠식해 버린다. 블루오션(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을 바로 옆동네 레드오션에서 찾고 있다.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경쟁자. 업종을 넘나드는 기업들의 생존본능으로 기존 시장에서 자리잡은 기업들은 죽을 맛이지만, 더 많아진 공급자는 소비자를 즐겁게 한다.

그렇다면 금융회사의 최대 경쟁자는 누구일까. 눈에 보이는 다른 금융회사가 아니다. 커피전문점이 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 회사가 될 수 있다. 규제만 풀린다면 인터넷 기업이 될 수도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비(非)금융회사의 금융서비스 확대와 탈(脫)중개화’ 보고서는 금융회사의 경쟁자를 이렇게 분석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Alibaba)는 지난해 6월 ‘위어바오’(MMFㆍ머니마켓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 3월 위어바오의 수탁고는 5000억위안. 알리바바는 금융회사를 제치고 중국 최대 MMF 판매회사가 됐다.

글로벌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에서 결제되는 비중의 3분의 1은 자체 충전카드. 보고서는 “대형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기존 카드 결제 서비스에서 이탈하는 추세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회사의 경쟁자는 스타벅스인 셈이다.

미국 대형 은행 수입의 4분의 1은 결제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베이(ebay)가 인수한 미국 전자결제회사인 페이팔(Paypal)은 이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페이팔의 고객 수 1억4000만명, 연 매출은 66억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 온라인 쇼핑 결제액의 약 18%를 차지한다.

대출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P2P(peer to peer) 대출. 이는 개인끼리 자금을 중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것이다.

김동우 KB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P2P 대출은 아직 우리나라에선 초보단계로 저신용자의 기존 대출 상환이나 생활비 목적의 대출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같은 서민금융기관은 물론 은행과도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통신사들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최근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회사인 카카오가 금융결제원의 전자지갑 플랫폼인 ‘뱅크월렛’과 연계한 결제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김예구 KB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비금융회사들의 금융서비스업 진출로 금융회사들은 보다 더 디지털화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인식하고 고객이 최적의 금융ㆍ재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금융회사들에게 조언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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