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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스권 대탈출, 경기민감주에 달렸다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 쏠림 심화
철강 · 화학주엔 외국인 발길 미미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9일 장중한때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는 등 상승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일부 소수 종목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돌파를 시도할 ‘주도주’의 등장을 반기면서도 코스피가 한 단계 더 상승하려면 국내 증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철강과 화학 등 여타 경기민감주의 뒷받침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후 외국인이 10거래일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한 2조2227억원 중 46%가 삼성전자, 15%가 현대차에 몰렸다. 이 두 종목이 포함된 IT와 자동차 업종에 몰린 외국인 자금이 전체의 80% 가까이 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의 79%를 삼성전자 혼자 이끌고 있다.

반면 철강과 화학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다른 경기민감주엔 외국인 발길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외국인 자금이 글로벌 경기 전반의 회복세를 타고 국내 증시 전체로 흘러들어왔다기보다는 ‘싼’ 주식을 찾아 철저히 업종과 종목을 따지며 선별 매수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글로벌 경기 개선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지역의 소비 증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종목을 외국인이 골라 담고 있다”고 말했다. IT와 자동차가 바로 외국인의 장바구니에 담긴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철강과 화학은 외국인을 유인할만큼 업황이 좋지 않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국 경기가 아직 뚜렷한 개선을 보인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선방으로 퍼진 기대감이 다른 업종 대표주로 옮겨 붙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업황 개선이 필수적이다.

중국이 지난 3일 ‘미니 부양책’을 발표한 것은 일단 호재다. 중국 국무원은 철도 건설 프로젝트 가속화와 중소기업 세금 감면 연장 등 부양책을 내놓았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해 3분기에도 단기 경기 부양책을 시도한 적이 있다”며 “당시 화학업종 주가도 급락세를 마감하고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이례적으로 연초에도 가격이 하락했던 철강 업황도 중국 철강사가 적자 전환하는 등 개선의 싹이 트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2011년 이후 장기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5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은 수입중간재 비율이 높은 철강주엔 반가운 소식이다.

단기적으로는 1분기 실적이 관건이다. LG화학은 연초 이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3%나 떨어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주도 10% 이상 컨센서스가 하락했다. 눈높이가 내려간 만큼 실적이 충족돼야 다음 분기 이후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4% 이상 낮은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시장이 안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형주의 1분기 실적에 대해 “막연히 좋았던 시절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며 “전반적인 실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시장을 방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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