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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남부서 부족 간 유혈충로 23명 사망…“최근 수년간 최악 사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집트 남부에서 부족 간 유혈 충돌로 이틀 동안 최소 23명이 숨졌다.

5일(현지시간) 이집트 보건부 관리인 무함마드 아즈미는 현지 민영 CBS방송을 통해 남부 아스완 지역에서 누비아 족과 아랍 부족 간 충돌로 23명이 숨지고 12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BBC방송과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아스완 지방정부는 성명을 통해 31명이 부상했다고 밝혀 피해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이집트 남부 아스완에서 아랍계 할레일라 부족과 누비아족이 충돌해 벌어졌다.

이집트 남부와 수단 북부에 기반을 둔 흑인 부족인 누비아족과 아랍 부족들은 그동안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충돌로 인한 피해는 최근 수년 사이에 발생한 폭력 사태 중 최악의 것이다.

이번 사태는 양 부족 학생들이 학교 담에 서로 비난하는 낙서를 그린 게 발단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내무부 성명에 따르면, 이번 주초 현지 학교 담벼락에는 누비아인들이 압델 파타 엘시시 전 국방장관을 지원하고 있다며 누비아 사람들을 비난하는 낙서가 등장했다. 엘시시는 현재 이집트군 최고 실세이자,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인물이다.

이에 대해 누비아 학생들은 아랍 할레일라 부족이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지난해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낙서를 그려 맞섰다.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뒤 아랍 할레일라 부족 사람들이 4일 떼로 몰려와 한 누비아 사람을 구타한 뒤 총격을 가했으며 이로 인해 여성을 포함해 3명의 누비아인이 숨졌다고 누비아 족 주민인 아델 아부 바크르는 전했다.

또 같은 날 밤 또 한 명의 누비아 사람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수백명의 누비아인들이 피해자의 장례식을 치른 뒤 몽둥이와 단검으로 무장한 채 할레일라 부족의 근거지에 몰려가 아랍인들을 공격해 1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내무부는 경찰이 나서 평화협상을 중재하는 한편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폭력 사태는 5일에도 이어졌다. 여러 채의 주택들이 불에 타고 거리에 시신이 뒹구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군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현지에 병력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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