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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니, 에볼라와의 전쟁…“섹스 금지령”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덮친 서아프리카 국가 기니에서 에볼라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할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기니에선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에볼라 감염이 확인된 환자 수만 122명이며, 이 가운데 83명은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는 인구 200만의 수도 코나크리 뿐 아니라 이웃나라 라이베리아까지 퍼지고 있다. 라이베리아에선 에볼라 감염 의심 및 확정 환자가 7명 발생했고,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WHO는 1일(현지시간) “전염 단계는 아니며, 전례가 없는 일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의료자선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번 발발은 전례가 없으며,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염되고 있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기니 고립될 처지 =기니는 이웃 국가들과 교역이 끊기며 ‘왕따’가 될 처지다. 에볼라 감염자가 최초 보고된 곳은 기니 최남단 은제레코레이다. 이 지역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코트디부아르와 맞닿아 있다. MSF는 만일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확산되면 전염 통제 업무는 심각하게 복잡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행히 라이베리아 외에 시에라리온에선 아직 감염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기니와 국경이 닿아있는 세네갈은 기니로 가는 육로를 차단시켰다. 기니 국경 인근에선 상인 수백명이 차안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기니는 모두 6개국과 국경이 닿아 있어 국경 부근은 가장 상업이 발달한 지역 중 하나다. 한 사업가는 지역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물건을 폐기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마우리타니아의 마우리타니아항공은 다카르에서 환승해 코나크리로 가려는 기니 승객의 탑승을 거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염을 우려해 기니와 라이베리아의 이슬람 순례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기니ㆍ라이베리아에선 악수, 입맞춤 금지령 =기니, 라이베리아에선 만국 공통 인사인 악수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에볼라는 감염되도 21일간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아, 감염자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바이러스를 빠르게 전염시킬 수가 있다.

기니에선 감염이 무서워 아예 집 밖을 나오지 않는 주민들도 있다. 현관에다 살균제를 비치에 두고 출입할 때마다 손을 씻도록 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에볼라 사망자 장례식이건 일반인 장례식이건 부고 소식은 반갑지 않은 초청이 됐다.


전염원으로 기니 남부 산림 지역에 사는 박쥐가 지목되면서, 박쥐를 식재료로 한 지역 별미 요리와 박쥐 판매는 금지됐다.

라이베리아 보건당국은 31일 바이러스가 피, 땀 같은 사람 체액으로 전파된다면서 성관계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또 악수나 입맞춤도 삼가하라고 조언했다. 라이베리아 보건당국은 이 밖에 길거리 음식을 삼가하고 손을 비누로 찾을 씻을 것 등 생활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일부 쇼핑센터는 슈퍼마켓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장갑을 끼고 일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는 처음에 문을 닫았다가 과잉 대응이란 지적에 다시 열었다.

최초 감염 희생자들 가운데에는 의사 3명 등 보건 분야 종사자도 포함됐다. 대부분 의사들이 처음엔 에볼라 감염자를 말라리아 환자로 취급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WHO에 따르면 이제까지 에볼라는 아프리카의 중부, 서부의 열대우림지역 시골 마을에서 주로 나타났다. 서부 기니에서의 대량 감염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볼라는 직접 접촉에 의해 감염되며, 현재까지 백신이나 이렇다할 치료제가 나오지 않아 치사율이 25~90%에 이른다. 에볼라가 사람 몸에 침투하면 3주간 잠복기를 거쳐 근육통, 몸살, 구토, 설사, 외출혈을 일으키고 최악의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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