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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과 함께 하는 4월 추천 여행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 앏픠 두고/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예 풍월주인(風月主人)되여셔라./ 엊그제 겨을 지나 새 봄이 도라오니/ 도화행화(桃花杏花)는 석양리(夕陽裏)예 퓌여 잇고,/ 녹양방초(綠楊芳草)는 세우중(細雨中)에 프르도다….”

15세기 문인이자 교육자인 정극인의 ‘상춘곡’을 오늘 되새겨 보노라면, 불현듯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 도시의 일상이 넉넉치 않기에 초가삼간을 맑은 시냇물 앞에 지어놓고 풍월주인이 되고 싶은 심정은 봄을 맞는 현대인의 로망이겠다. 정학유가 노래했듯이 범나비 분주히 날고 미물조차 즐거워 함이 사랑스런 봄날, 여행을 통해 도시의 피로를 벗어던지고 ‘풍월주인’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4월 주말여행의 테마는 ‘예술을 만나러 떠나기’이다.


한국관광공사는 4월테마를 ‘공연예술에 빠지다’로 정했다. 그래서 4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안성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과 태평무전수관 상설 공연(경기 안성)’ ▷‘800년을 이어온 신명 나는 탈판, 하회별신굿탈놀이’ (경북 안동) ▷‘봄볕같은 선율이 흐르는 공연장, 난계국악단’(충북 영동) ▷’아라리요’, 진도 국악 체험 여행‘ (전남 진도) 등 4곳을 추천했다. 어린이, 청소년 자녀와 함께 떠난다면, 영어로 ‘에듀-테인먼트-힐링 트레블’이 되겠다.

■경기도 안성시 남사당로(안성맞춤랜드), 태평무길(태평무전수관)

안성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의 주말 상설 공연은 우리 전통 장단과 기예를 만나고, 멋과 흥을 느낄 수 있어 신명 나는 공연이다. 풍물, 어름(줄타기), 살판(땅재주), 버나(접시돌리기) 등 풍물놀이 여섯 마당과 각종 기예가 여자 꼭두쇠 ‘바우덕이’ 이야기와 함께 펼쳐진다.


태평무전수관 무용단의 토요 상설 공연은 중요무형문화재 태평무를 비롯해 장구춤, 북춤, 향발무 등 우리 전통 춤을 볼 수 있어 특별하다.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인의 춤사위와 우리 가락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조선 후기 안성남사당놀이패가 머무른 청룡사와 소설 ‘임꺽정’의 배경이 된 칠장사는 안성이 품은 천년 고찰이다. 푸른 초원에서 귀여운 가축을 만날 수 있는 안성팜랜드, TV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서일농원과 안성허브마을도 들러보자. 서일농원은 정학유가 농가월령가 음력3월령(양력 4월 무렵)에서 일러준대로 담근 장 맛이 일품인 곳이다. 문의:안성맞춤랜드 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 031)678-2518, 태평무전수관 031)676-0141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안동 하회마을은 최근 몇 차례 화재위험때문에 더욱 애착이 커진 곳이다. 12세기 중엽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즐겼다.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민의 애환과 웃음을 담아 탈춤을 춘 것이다.


‘양반 동네’라는 하지만, 지배 계층을 비판하고, 파계승을 통해 종교의 타락을 비꼬는 내용이 이 마을 대표 예술이 될 정도로 양반네 인심도 넉넉하다.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탈춤의 웃음 코드는 21세기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관객들은 현대적 희극, 하이코미디에만 익숙해져 있을 것 같지만, 우스꽝스런 동작과 서민 애환을 춤과 풍자로 달래는 모습에서도 포복절도한다.

풍산 유씨 대종가 양진당과 서애 유성룡 선생의 충효당 등 고택과 흙담이 여행객에게 안정감을 준다. 한지전시관과 하회세계탈박물관에서 상식 한 수 배운뒤엔 월영교와 안동호반나들이길을 거닐어보자. 문의: 안동시청 체육관광과 054)840-6392

■선율이 봄 아지랭이 처럼 피어오르는 영동군 난계국악단 토요 상설 공연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국악의 선율이 충북 영동에 흐른다. 난계국악단은 2014년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에서 토요 상설 국악 공연을 연다. 오는 4월 5일은 아쟁 독주와 관현악, 양산의 절경을 담은 글에 음률을 붙인 ‘신양산가’와 판소리 ‘수궁가’를 모티프로 신세대 감성에 맞게 쓴 ‘난감하네’ 등을 무대에 올린다.


일주일 뒤인 12일은 가야금 독주, 관현악, ‘신양산가’ ‘난감하네’ 등을 공연한다. 19일엔 피리 독주와 관현악, 높고 맑은 소금 선율에 가야금의 부드러운 음색으로 앙상블을 이루고, 소품 타악기가 어우러진 경쾌한 음악을 들려준다. 26일은 거문고 독주와 관현악, 가야금병창, 산조 합주,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4월 신춘음악회, 8월 포도축제 때 축제와 함께하는 국악 공연, 10월 난계국악축제 공연, 12월 정기 연주회 등 정기 공연과 특별 상설 공연을 열 계획이다. 문의: 영동군 난계국악사업소 043)740-5944


■‘아라리요’, 진도 국악 체험 여행

진도아리랑은 온 국민이 아는 넌센스 퀴즈의 소재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라는 예시문을 주고, ‘스리스리’의 엄마는 누구인가. 이 집 가장(家長) 이름은 무엇인가. 다음중 촌수가 다른 한 쌍을 고르시오…하는 문제다. ‘났네’를 비슷한 발음인 ‘낳았네’로 비틀어서 창안한 넌센스 퀴즈이다. 아리는 아빠, 아라리는 엄마, 두자녀는 아리아리, 스리스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진도아리랑은 친근하다. 아리랑을 들을 수 있는 곳은 국립남도국악원, 진도향토문화회관, 진도문화체험장 등이 대표적이다. 진도아리랑을 비롯해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진도씻김굿, 진도 다시래기 등 중요무형문화재와 진도북놀이, 진도만가, 남도잡가, 진도소포걸군농악, 조도닻배노래 같은 전남무형문화재 등 우리 전통 국악을 공연한다.


국악 공연을 감상하면 왜 진도가 ‘민속의 보고’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된다.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그림을 그리며 말년을 보낸 운림산방에 가면 5대째 화가 가문을 계승하는 허씨 가문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이 “우리에겐 아직 전함 12척이 있다”는 말을 남긴 명량해전의 전장 울돌목은 진도대교가 놓인 바다이다. 세방낙조전망대에서는 점점이 솟은 작은 섬 사이로 서서히 내려앉은 태양이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환상적인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문의: 국립남도국악원 금요 상설 공연 061)540-4034

■멀리 떠날 형편이 못된다면...

수년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카피가 도시민의 마음을 달래준 적이 있다. 캐나다 록밴드 ‘러버보이’의 대표곡 ‘Working for the Weekend’이 말하듯 열심히 일한 피로를 주말 여행과 예술로 풀 때, 우리는 희열을 느낀다.

서울 경기에 거주하는데 멀리 떠날 형편이 못된다면,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4월 1~18일)을 권한다. 지휘자 요엘 레비가 이끄는 KBS교향악단의 개막 연주를 시작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전국 18개 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세상 모든 음악 중 가장 이름난 명곡들만 뽑았다. KBS교향악단은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교향곡 제3번 ‘영웅’ 등 베토벤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4월 6일 전주시립교향악단은 브람스, 4월 7일 청주시립교향악단은 드보르작의 작품을 연주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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