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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이수곤> 글로벌 도시 전쟁과 제2롯데월드
스페인의 빌바오시는 1970년대까지 최고 산업 중심지였지만 80년대 들어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30%에 달하고 인구유출이 속출하는 등 격심한 침체를 겪었다. 급기야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그 일환으로 당시 돈으로 5억달러를 들여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건설한 후 매년 1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캐나다 내륙 앨버타주 에드먼턴시는 평균기온이 영하 17~10도 사이의 악조건 속에서도 그나마 로키산맥이 인접해 있어 관광객이 있었으나 도시의 지속 발전엔 한계를 드러냈다. 이러던 차에 1985년 당시 세계 최대 수준의 복합쇼핑몰이 건설됐고, 그 결과 지난 2009년 방문객이 2820만명에 달했다. 랜드마크 하나가 쇠락에 빠지고 있던 도시를 부활시킨 것은 물론 새 국부도 창출시켰다.

세계 경제전쟁이 글로벌 도시 전쟁으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나라마다 내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굴뚝없는 공장’인 관광산업 활성화,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를 통한 지역허브 육성 등이 새로운 솔루션으로 채택되고 있는 것.

이중에서도 역내 관광·비즈니스 중심지가 되기 위한 도시 간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군다나 세계 경제 축이 아시아 쪽으로 이동하고 이의 기선을 잡기 위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핵심 도시들이 제각각 문화·서비스를 내세우거나, 새 랜드마크를 건설함으로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싱가포르마저 도덕국가란 자존심을 버리고 몇 년 전 카지노 시설 중심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 샌즈’를 오픈했다. 중국에선 60만㎡ 규모의 거대 복합쇼핑몰(뉴사우스 차이나몰)이 개장된 데 이어 올해 안에 세계에서 두 번째(첫 번째는 163층, 828m 높이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높은 상하이타워(121층, 632m)가 완공된다.

한국 서울은 어떤가. 인구가 1000만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활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용산국제업무단지, 상암DMC의 초고층 빌딩 건설이 무산되는 등 도시 재생은 지지부진하다. 역사 유적지 외엔 외국인을 끌 만한 장소·건축물이 부족하다. 다행히 서울 잠실에서 진행 중인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가 2016년 완성되면 서울의 새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이곳은 세계 3위 수준인 123층(555m) 건물을 중심으로 한 백화점, 문화,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갖춰 랜드마크 중심으로 관광하는 중국인 등을 끌 수 있다. 단순 쇼핑ㆍ문화 기능을 넘어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본부를 유치함으로써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계획도 있다.

그러나 제2 롯데월드는 공사안전 이슈로 당초 5월 예정이었던 저층 복합쇼핑몰의 개관 일정도 못 잡고 있다.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꼽히는 부르즈칼리파, 미국 트럼프타워, 타이베이101 건설에서도 저층부와 고층부가 1년5개월에서 3년6개월의 시차를 두고 각각 개장된 바 있다. 물론 안전ㆍ교통 문제가 선결돼야 하지만 차질없이 일정이 진행된다손 치더라도 다른 도시에 비해 경쟁력 확보가 늦은 편이다. 국가의 당면 과제인 내수를 살리려면 세계 도시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길밖에 없다. 돈과 사람이 모이는 아시아의 관문이 되려면 새 랜드마크 건설은 빠를수록 좋다. 

이수곤 소비자경제부장 lee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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