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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에 있으나 우리가 보지못하는 것들…김성연의 ‘섬:Painted World’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부산 작가 김성연(50)이 어렵게 마련한 작업실은 마침 바닷가에 면해 있다. 작업실 창문 밖으론 작은 섬 하나가 내려다 보인다. 너무 작아 갯바위라 부르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김성연에게는 그 외로운 섬이 자신의 또다른 초상이다. 누구나 마음 속에 섬 하나쯤은 갖고 있듯, 그가 마음에 품었던 섬은 현실의 섬과 절묘하게 조우하고 있다. 작업 후반기를 시작하며 작가는 가쁜 숨을 잠시 멈추고, 넘실대는 파도 속에 외롭게 자리를 지키는 바위섬의 천변만화하는 세계를 영상에 담았다. 황홀한 채색화같은 싱글채널 영상작품 ’Variation of lsland‘는 그렇게 탄생했다.

김성연 야간비행(trans_night flight), 2014(-2005), single channel video still image, 4min 20sec [사진제공=성곡미술관]

김성연이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의 성곡미술관(관장 박문순)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김성연: 섬 Painted World’전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4월 20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고향(부산)에 돌아와 대안공간 ‘반디’를 만들고, 지역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온 작가의 지난 궤적을 조명해보는 자리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성곡미술관이 한국의 허리세대 작가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대표적 프로젝트인 중견중진작가 집중조명전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성연은 지난해 성곡미술관이 기획했던 ‘로컬리뷰2013:부산發’전에서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열띤 호응을 얻었던 작가이기도 하다. 김성연이 대안공간을 10년간 운영하며 시도한 첨단 영상기법을 활용한 작업은 부산의 젊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반디는 또 부산 미술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성연 Variation of lsland, 2012, single channel video still image, 1min 41sec. [사진제공=성곡미술관]

이번 작품전에는 부산 시공간에 바치는 부산 작가의 오마주적 작업들이 한데 모였다. 섬을 테마로 한 회화같은 영상작업을 비롯해, 부산의 속내를 드러내는 회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작업들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것.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기형적 지형 변화가 이뤄진 대도시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는 ‘도시의 공룡’ 연작, 포장된 캔버스를 수십 점 포개놓고 포장된 인간군상을 아크릴박스에 넣은 작업 등을 만날 수 있다. 우리 눈앞에 있으나 미쳐 헤아리지 못하는 이면을 드러낸 작업들이다.

4분20초 길이의 김성연의 흑백 애니메이션 ‘야간비행’은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로 가는 배에서 촬영한 작품으로, 어디론가 날아가는 갈매기떼와 흰 파도가 인간 삶의 여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성연 ‘도시의 공룡’시리즈. 산복도로 2014, [사진제공=성곡미술관]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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