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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드 & 트렌드 - 송형근> 中소비시장 진출의 열쇠 ‘중국 동포’
닮은 피 흐르는 200만 동포사회
높은 교육수준 · 비즈니스도 탁월
현지화 전략적파트너에 최적화
‘중국인’ 편견 · 불신 버려야할 때


요즘 중국에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새로운 한류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한인타운은 주말에는 떡볶이, 치킨, 칼국수, 갈비 등 모든 가게가 1시간 이상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며 고객 대부분이 중국인들이다.

최근 광저우에서 열린 한국 농식품 상담회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중국에서도 커피, 우유, 김, 만두와 같은 제품들이 큰 호응을 얻는 것을 보았다. 흔한 소비재라도 좀 더 나은 품질이라면 중국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 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불안과 우리 제품에 대한 개선된 이미지가 만들어낸 결과라 할 것이다.

중국인들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패셔너블(fashionable)’이고 대표적인 한국 제품으로 ‘화장품’을 꼽는다는 최근 조사도 있었다. 실제로 중국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급 브랜드뿐 아니라 중저가 브랜드, ODM 기업들도 중국 공장 증설과 매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C 사는 국내에서 개봉된 연극이나 뮤지컬을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배우들을 훈련시켜 상영해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 중국의 많은 벽지업체들은 한국 디자이너를 기술자로 고용해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한국 경제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가 될 거라는 전망도 있지만 그 사이 우리 제품들은 디테일에 강한 정교함을 다져온 것이다.

유럽계 금융기관인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2020년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이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를 확대하고 있는 데다 매년 높은 임금 인상으로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제12차 5개년 계획 기간(2011∼2015년) 중 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을 2010년 34%에서 45% 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럴 경우 중국이 소비시장으로 더 부상되고 각국의 시장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도시와 농촌, 동부와 중서부의 소득 격차를 줄이고 3600만가구의 염가 주택을 공급하며 소비자금융을 개발하고 사회보험 가입률을 높이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중국 소비시장에 맞는 완제품을 발굴하고 진출을 늘릴 때다. 중국시장에 적합한 품목인지 여부를 우리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고 현지 시장에 맡겨야 한다. 반대로 국내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이니 현지에서 당연히 잘 팔릴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 현지의 대형 유통망을 유통채널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동포 네트워크도 활용해볼 만하다. 현지 유통채널을 테스트 베드로 삼고, 통관 등 현지에서 겪는 어려움은 동포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빠르다.

조선족으로 불리는 중국 동포들은 200만명에 달하고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중 교육 수준이 가장 높고 상당수가 동북지방의 조선족 자치주를 떠나 대도시에 정착해 있다. 이들은 또한 비즈니스에도 뛰어나 연매출 1억위안 이상의 동포 기업들이 각지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시장 진출 시 현지화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우리 기업들에게 중국 동포들은 이제 훌륭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대만계 노트북 생산업체 에이수스(ASUS)도 100여개에 이르는 대부분의 부품을 대만계 업체로부터 소싱하고 있으며, 상하이자동차그룹의 동포 구매관리자도 같은 품질이면 한국산을 쓴다고 한다.

‘중국 동포는 중국인일 뿐’이라는 편견과 불신을 버리고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현지화의 든든한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송형근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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