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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의 봄? 체감온도는 여전히 ‘영하권'
최근 고용동향 들여다보니…

1·2월 취업자 月평균77만명 증가
비경제활동 인구 대거 구직나서

청년실업 14년1개월만에 최고
청년 경제활동 인구 늘었지만
공무원시험 등 반짝효과 그쳐
자영업자도 1만2,000명 감소

취업을 포기했던 비경제활동인구가 고용시장으로 돌아왔다. 12년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운 1, 2월 취업자 증가는 이들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고용시장에서 퇴출됐던 여성과 50ㆍ60대 장년층의 고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고용시장이 완전히 회복세에 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내수침체에 가게문을 닫는 자영업자는 늘고 있고, 청년실업도 최악이다. 서민들이 느끼는 고용체감은 여전히 영하권인 셈이다. 


▶구직활동 나선 ‘취포족’=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1, 2월 취업자 수 증가 평균은 월 76만7000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38만6000명을 크게 웃돈다. 최저 월 31만9000명, 최고 월 45만명 증가를 점쳤던 관련 기관의 예상도 모두 빗나갔다.

지난해 고용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았던 데 따른 기저 효과를 감안하고 봐도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특히 일자리를 구할 의지조차 없었던 비경제활동인구가 대거 취업시장에 나서면서 구직과 신규 취업이 증가했다. 경기회복기에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고용노동부는 “그간 취업자 수가 대폭 증가했던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시에는 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리바운드 현상이었다”며 “반면 최근 고용 호조세는 비경제활동인구의 대폭 감소 등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의 긍정적인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취업자 증가의 주된 연령층도 50ㆍ60대로 과거 20ㆍ30ㆍ40대에서 크게 높아졌다. 50대 이상 취업자는 지난 1, 2월 모두 50만명 이상 늘어났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제10차 ‘고용률 70% 로드맵’ 점검회의를 갖고 노동력의 급속한 고령화를 감안해 다음달 중으로 장년고용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60세 정년연장의 조기 정착, 장년층 재교육 및 재취업 지원 등을 위한 장년고용 대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과 제조업 등 전 분야에서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춤했던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업자 증가 폭이 확대됐다.

▶자영업자, 청년층은 ‘온기’ 아직=정부는 고용시장이 회복세라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장년층의 고용이 늘었다는 것은 반대로 보면 은퇴 이후 생계형 취업이 일자리 수 증가를 떠받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자영업자의 감소도 서민층의 체감온도를 낮추고 있다. 자영업자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내내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전년 대비 8000명 증가로 돌아서는가 했더니 지난달 다시 1만2000명 감소를 기록했다.

청년실업은 여전히 우리 고용시장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9%로 지난 2000년 1월(11%)이후 14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모두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달 9급 공무원 공채시험과 경찰공무원 시험에 25만명이 몰리면서 청년층 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은 청년층 고용시장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험을 준비 중이거나 떨어진 사람은 실업자로 집계되면서 당장은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지만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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